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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흔들리며 피는, 우리는 지금 청춘

최윤미 (전주교대 신문사 편집국장)

 

청춘예찬. 이 칼럼을 쓰게 되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다. 대학생 여러분, 우리들은 과연 지금 청춘일까.

 

사람들은 우리들을 보며 흔히들 청춘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 말에 우리는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푸르디 푸른 봄의 시기,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지금의 우리가 찬란한 청춘이 아니라 자조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예찬하는 청춘, 우리들의 지금이 결코 그들의 말처럼 빛나고 멋져 보이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생각해왔었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를 읽기 전까지는.

 

'수능'을 끝이라고 생각했을 때가 있었다. 그러한 수능이 다가오던 어느 날, 한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수능이 끝이 아니라고, 수능이 끝나면 더 큰 산들이 많이 있으며 지나고 보면 별 게 아니었다는 걸 느낀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을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는 가면서도 공감이 되지는 않았다. 고3인 우리에게 수능 너머의 세계는 자유를 상징하며, 수능을 본 '나'는 새로운 존재가 된다고 생각되어졌다.

 

그리고 나는 대학생이 되었다. 대학생이 되면서 자유라 여겨지는 것이 어느 정도는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 자유를 맘껏 즐기며 새내기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나는 공허해졌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 일반대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벌써부터 미래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나는 그렇지 않고 있기 때문에 뒤처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방향으로의 진로 등을 특별히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 학교의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게 늘 부끄러웠다. 나 나름대로는 공연 동아리도 하고, 신문사도 하고, 등산 동아리도 하며 친구들과 같이 바쁘게 지냈다. 하지만, 그게 학원을 다니고 공부를 하고, 복수전공을 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는 친구들에 비하면 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미디어에서는 늘 우리들을 질타했다.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사회에 무관심하다고, 이기적이며 근성이 없다고 말이다. 그리고 항상 우리에게 무언가 행동하기를, 달라지기를 요구해왔다. 자기 계발서와 같은 책들도 20대에 꼭 해야 할 일 같은 것만을 말해주지, 우리를 이야기해주는 책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가 왜 계속 이러한 감정들을 가지고 왔는지에 대해 누군가가 나에게 말해주고, 나의 지금의 상황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며 토닥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비록 두 대학의 학생들을 바탕으로 쓴 책이지만 그 학생들이 말하는 것이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라고 공감이 되고 무언가 안심이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드는 생각이 있다. 우리는 흔히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 말한다. 이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우리들도 지금 '흔들리는' 시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이 구절이 생각이 났다.

 

씨앗이 각기 다 다른 흙에 심어지듯, 아마 우리는 지금 각자의 상황이 다 다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가고 있다. 아마 다른 꽃밭이 더 좋아 보이기도 하고, 내가 과연 피어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 지금 흔들리는 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의 제목,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우리는 모두 지금 흔들리고 있지만 피어날 한 송이의 꽃이며, 청춘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지금 청춘(靑春 )이다.

 

/ 최윤미 (전주교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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