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제맛…여름철 배앓이 예방
장마철 우리 몸은 피곤하다. 습한 기운으로 몸이 나른하고 가만 있어도 땀이 흐른다. 반면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몸 속이 차가워져 설사를 하게 된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장마철에는 부추가 으뜸가는 보약이다. 부추는 양기를 일으키는 강장 식물. 부추는 특별히 정성을 들여 가꾸지 않아도 한번 심으면 저절로 잘 자랄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어 산골마을 집집마다 텃밭에 부추를 심어놓고, 손님이 오면 필요할 때 잘라서 한상차림으로 내놓는 데 적합한 재료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채소는 성질이 차가운 데 반해 부추는 따뜻한 성질이 있다. 달면서도 매운 맛이 있는데, 매운 맛이 뱃속을 따뜻하게 한다. 소화를 돕는 부추는 만성 위염, 위궤양 등에도 좋다. 향이 많이 나는 것은 적체를 풀어주고 소화를 돕는다. 부추는 몸이 냉하거나 소화기가 약한 사람도 잘 먹을 수 있다. '비타민의 보고'로 불리는 부추는 카로틴, 비타민 B2, 비타민 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녹황색 채소. 부추는 기와 혈을 통하게 하는 효능이 강하다. 노화를 방지하는 베타·카로틴은 호박 중 늙은 호박의 4배 이상, 애호박의 19배 이상, 배추의 83배 이상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죽은 피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고 철분이 풍부하게 함유 돼 빈혈에 좋으며, 혈액 순환과 정력 증강에도 좋다.
부추는 찌개·탕과도 잘 어울리며, 부추겉절이무침·부추김치·부추나물등 약방의 감초처럼 이용된다. 그 중에서도 부추전은 가장 쉽게 맛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요리다.
장마철이면 어머니께서는 꼭 부추전을 부쳐주셨다. 전을 부치는 날이면 우리 팔남매는 작은 상을 펴고 상끝에 기대어 부추전 한 장이 나오기만을 학수고대 하며 기다렸다.
덩치가 작은 동생들은 밥상 귀퉁이자리에서 물러서지 않기 위해 서로의 어깨를 부벼데며 옥신각신 다툼이다. 우리 팔남매는 엄마의 후라이팬이 원망스러웠다. "왜 빨리 익지 않은 것일까".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조금만 기다려 했던게 바로 어제같다. 부추전 한 장에 우리는 기다림이라는 의미을 몸소 배웠고, 옥신각신 끝에 서로 위로하는 배려를 배웠다. 엄마는 부추전 한 장를 꺼내시며 "광자야, 뜨거우니 조심해라" 하시며 동생들을 먼저 챙겨서 먹이라는 당부를 잊지 않으셨다. 하지만 동생들 먹이는 것 보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했다. 부추전 한 장에 팔남매 젓가락질은 치열했다. 그때는 함께 나눠먹기보다는 한 조각이라도 많이 먹겠다는 욕심이 컸지만 형제간의 정은 넘쳤다. 우리 팔남매가 함께 할 수 있었던 치열한 젓가락 공방전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그땐 밀가루가 참 귀했던 시절이었는데 어머니께서는 현명한 분이셨다. 이맘때 부추전을 꼭 먹이신 이유는 배앓이 하지 않고 건강한 여름철을 보내기 위한 당신 나름의 보양식이었던 것이다.
오늘은 내가 후라이팬을 잡았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부추전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동네 할머니들이다. 농작물 자라는 이야기며, 노루가 콩잎을 뜯어먹어서 올해 콩농사 잘못 될까 걱정이시다. 오늘 부추전과 어울리는 감초는 바로 '이웃과 함께 나누는 대화' 인 것 같다. 우린 따뜻한 부추전에 막걸리 한사발을 마시며 서로의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 재료 = 부추, 고추(청,홍), 양파, 소금, 달걀1개, 물, 밀가루, 식용류
▲ 만드는법
1. 부추를 씻어 5cm 자른다
2. 고추, 양파 어슷썰기 한다.
3. 재료에 달걀을 넣고 소금으로 적당하게 간을 한다.
4. 후라이팬을 달구어 적당량의 식용류와 재료를 넣고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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