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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⑤닭백숙

오장육부 보하는 최고의 여름 건강식

"알려드립니다. 오늘 동네회관에서 점심때 닭을 삶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동네주민들께서는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노인 회장님께서 방송을 하신다. 삼복은 일년 중 가장 덥다. 열심히 농사일 하느라 힘들었다. 그래서 복달임을 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날마다 땡볕에 나가 일 하는 동네 사람들이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할 시간이 없었다.

 

이런 날은 동네잔치 날이다.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할머니들께서는 비닐봉지에 뭔가를 담아오셨다. 마늘, 오이, 고추, 옥수수, 감자, 호박 등이다. "작은 동네에 모처럼 사람 사는 재미가 난다" 하신다. 오늘은 모두가 요리사다. 오늘 특별요리는 닭백숙이다. 그래서 닭요리에 세 분이 담당하셨다. 육족마늘은 장에 내다 파시고, 작은 새끼 마늘이 더 맛이 좋아 하시며 껍질을 까신다. 항아리에 넣어 보관해둔 대추, 작년에 선물 받았던 인삼 몇 뿌리를 넣고 닭백숙을 끓이신다. 오이냉국을 만들고, 호박전을 부치며, 옥수수랑 감자도 삶는다. 왁자지껄하게 음식을 열심히 만든다. 맛을 보라며 서로의 입안에 넣어주신다. 오이냉국엔 식초 좀 더 넣고, 부침에는 소금을 더 넣어야 겠다며 서로의 입맛을 맞췄다. 다 함께 모이면 자식 자랑부터 한다. 내 생일날에 딸이 용돈을 보내준 얘기, 귀여운 손자들 얘기 등 소소한 이야기로 정담을 나눈다. 구리빛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어제 밤에 왜 옆집 소가 울었는지에 대해서도 묻는다. 소가 너무 더워서 밤새 잠못 자고 그렇게 울었단다. 사람이고 짐승이고 몸보신이 필요해 그래서 복날이면 꼭 복달이를 해야한다며 오늘 삼계탕 먹고 힘내 보시자고 한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은 더운 여름에 차가운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 체온관리가 허술한 위장과 내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따뜻한 음식으로 이와 같은 장기들을 보호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옛 말이다.

 

옛 문헌에 따르면 삼계탕은 원기를 크게 보하고 폐를 튼튼히 하며 비장을 좋게 하고 심장을 편하게 해준다. 오장 즉 간장, 비장의 양기를 돋구어주는 주약이며 위장의 기를 열어주고 광란, 구토, 갈증을 멎게 하고 혈맥을 잘 통하게 하여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장수를 한다. 남녀의 모든 허증(虛症)과 신체허약을 신속히 회복시켜주며 오장육부를 보한다. 삼복에는 닭고기를 먹어야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나온다.

 

농부라는 직업은 자연이 주는 섭리대로 농사짓는 일이다. 농사일은 쉬어가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날마다 이 밭, 저 논에서 농부의 일손을 부른다. 하루라도 출근하지 않으면 잡풀들이 무성하고, 농작물 변화에 대해 알 수가 없어 큰 피해를 입을 수가 있다. 그래서 잠시도 쉬지 못한다.

 

모든 농작물은 절기에 따라서 심고 자란다. 계절에 대해 이치를 알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할 때 참 농사꾼이 되는 것이다. '자연의 순리' 라는 단어는 무한이며, 예측이라는 단어를 무색케 한다. 그래서 풍년과 흉년을 점칠 수가 없다. 농사일은 자연에 의존한다. 자연이 주는 햇볕, 바람, 온도, 습도등 제때에 맞춰 자연이 농부를 도와야 제대로 농사를 짓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인간이 할 수 있는 방책은 농약을 뿌리거나, 비료를 주고 열심히 보살피는 것이다. 곡식이 자라고 열매를 맺는 결과는 자연에게 맡겨야 한다.

 

▲ 만드는 법

 

재료 = 닭, 인삼, 대추, 밤, 마늘, 소금, 찹쌀, 녹두 (입맛에 맞는 약초준비)

 

1. 닭은 몸통 안쪽까지 깨끗이 씻어 준비한 뒤, 닭발을 제거한다.

 

2. 닭 몸통 안쪽의 지방 덩어리와 닭꼬리에 있는 지방을 잘라낸다

 

3. 찹쌀을 씻어 담궈 놓는다.

 

4. 깨끗이 손질한 닭, 녹두, 준비한 재료들을 넣는다.

 

5. 가스불에 40분정도 삶으면 된다.

 

6. 삶아진 닭은 건져내고 찹쌀을 넣어 죽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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