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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대"

미륵사지 탁월한 보편적 가치 인정한 정재윤 교수

백제 최대의 사찰인 익산 미륵사 발굴은 1400년 전 타임캡슐을 꺼낸 것과 같다. 정재윤 공주대 교수(50)는 "서기 639년 탑을 만들 때 창건내역을 밝힌 사리봉안기를 비롯해 사리를 넣은 병과 머리장식용 액세서리, 유리구슬 등 505점은 문헌의 부족함을 보완해주는 유물들"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의 왕후가 자기 재산을 털어 세웠고, 639년에 동·서탑 중 적어도 서탑을 세웠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미륵사의 창건시기를 639년으로 확정하는 것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유추 가능한 기록이 나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익산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중요 구성요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또한 미륵사지 창건 배경이 미륵사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논란의 여지는 있더라도 사상적 배경을 추정할 수 있다는 데서 가치가 있다고 봤다. 발견된 사리봉안기에는 미륵사상에 대한 흔적이 없어 현세불인 석가모니 부처에 대한 돈독한 신앙심이 원천이 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로 인해 법화경과 미륵사상을 접목시키는 입장과 미륵사상에서 법화경으로 옮겨갔다는 주장 등이 공존하게 됐다. 하지만 법화경에 미륵신앙이 나오기 때문에 미륵사를 창건한 불교신앙은 여전히 미륵신앙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 교수는 "최근 익산의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유적이 함께 발굴되면서 백제사의 비밀을 상당 부분 밝혀지고 있다"며 "익산이 백제의 고도였는가 하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풍부한 문화유적들이 더 나오고, 거기에 바탕을 둔 복원이 이뤄지고 있어 문화유산 등재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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