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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지금은 민주세력 선도통합으로 유능한 정권교체 비전 제시할 때"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진·무·장·임실)은 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마다 수습을 도맡아 뛰어난 위기수습 능력을 펼쳐보여왔다. 야구로 말하자면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경기가 잘 안풀려 위기가 닥쳐도 구원투수의 도움없이 스스로 상황을 마무리짓는 스타일이다. 지난 2007년 대선패배 이후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민주당의 대표를 맡아 2009년 두 번의 재보선과 2010년 6·2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선발투수가 항상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듯 그는 2010년 7·28 재보선에서 패배하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10월3일 전당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후 지난 4월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민시대'를 출범시켰고, 5월18일에는 광주에서 김해 봉하마을까지 도보행진을 하며 민주대장정에 오르는 등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9년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차기 총선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그는 떠나는 지역구 관리와 도약을 위한 새로운 지역구 고민에 남들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 최고위원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향후 행보를 들어봤다.

 

▲ 내년이면 지역구를 떠나게돼 아쉬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지역구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이 있다면.

 

-오늘의 정세균이 있기까지 키워준 지역구를 떠나야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런데 주민들께서 앞 일에 대한 걱정을 함께 하며 격려를 많이 해주셔서 큰 힘이 됐습니다.

 

사실 아직도 지역구를 떠난다는게 실감나지 않습니다. 내년 국가예산도 챙겨야 하고…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지역을 챙길 생각입니다.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은 지역이 어려웠을 때인 것 같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걱정하며 어려움을 극복한 일이 생각납니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로 무주에 큰 피해가 발생했지요. 무풍면 도로가 끊기고 전기·통신 등 모든 것이 두절됐습니다. 한 마디로 초토화돼 원시시대가 되었지요. 현지에 머물며 복구를 돕고 상황을 파악해 무주군에 2200억원의 복구비가 지원되도록 했습니다. 2005년 진안과 장수에 큰 수해가 발생했을때도 주민들과 함께 노력해 진·무·장 지역에 3500억원의 복구비가 지원됐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 순간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진·무·장·임실 지역구 입지자들의 활동이 활발합니다. 지역에서는 정심(丁心)의 향배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기도 한데요.

 

-(웃음) 좋은 사람이 해야죠. 민심을 얻는게 중요합니다. 지역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더 나아가 전북 발전과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꾼이면 좋겠습니다. 지역과 전북, 중앙의 일꾼으로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진·무·장·임실 지역구가 야권연대 대상지역이 될 가능성은 없나요.

 

-진·무·장·임실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입니다. 정책과 인물, 정당이 어우러져야 주민들로 부터 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수도권 출마지역으로 서울 종로 지역구가 거론되고 있는데요.

 

-당과 논의가 잘 되어야겠지요. (종로 이외의) 다른 곳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 야권통합 작업이 부진합니다. 민주세력의 선도통합론을 주창하셨는데.

 

-야권의 대통합이 최선이지만 언제까지 진보정당의 통합을 구경하며 기다리고만 있을게 아니라 선도통합을 추진해야 합니다. 민주당이 통합작업을 게을리하지 않는지 걱정입니다. 최근 만들어진 '혁신과 통합'모임, 창조한국당, 시민사회단체, 국민참여당 등과 (선도통합)논의를 빨리해야 합니다.

 

▲ 야권통합과 관련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폭적 양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야권통합이 호남 물갈이와 연계돼 지역에서 관심이 높은데요.

 

-통합을 위해 민주당만 양보할 일은 아닙니다. 모두가 통합에 헌신한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물론 민주당이 큰 정당이라서 소홀할 수 없겠지요. 통합은 정책 논의가 선결돼야 합니다. 통합해서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유능한 민주정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지역발전과 정치발전 기여도, 당에 대한 헌신이 기준이 돼야 합니다. 주민들이 가장 잘 압니다. 민심(여론)이 가장 중요합니다. 확실한 부적격 사유가 없다면 인위적 기준을 만들어 양적으로 계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 민주당의 내년 총선 공천 개혁안에 대한 생각은.

 

-민심과 함께 당원들의 생각도 반영돼야 합니다. 배심원제는 좋은 제도로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외부 입김을 차단할 수 있도록 배심원단 규모를 늘려야 합니다. 적정선의 전략공천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경쟁하지 않고도 스카우트할 만 한 훌륭한 인재라는 평가가 있어야 합니다.

 

▲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정치참여를 가장 먼저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 이사장은 내년 대선의 판을 키우는데 기여할 사람입니다. 흥행이 돼야 국민들의 관심이 생기고 스타 탄생이 가능합니다. 문 이사장이 판을 키우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입니다. 저는 2008년부터 줄곧 '스타 프로젝트'를 주창해 왔습니다. (대선후보 결정과정의) 판을 키워 스타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려면 내년 총선에서 부산·경남에서 문 이사장과 김정길·김영춘 전 의원 등이 직접 출마해 지역 유력인사들의 출마를 선도하고 승리해 의회권력을 교체해야 합니다.

 

▲ 석패율제 도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꼭 도입해야 합니다. 영호남에서 여야 후보가 교차 당선되면 지역주의를 허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위기 수습능력을 인정받고 계시지만 대중적 지지기반은 약한 것 같습니다.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셨는데.

 

-지금은 대중성이 좀 부족하지만 민주당의 정체성에 맞고 정통성이 있는 제가 그간의 성과와 정책통으로서의 능력을 평가받으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이 어려울 때 헌신했고, 이명박 정부들어 역주행한 나라의 어려움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힘든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면 국민들께서 평가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 끝으로 진·무·장·임실 지역 주민과 전북 도민들께 드리고 말씀이 있다면.

 

-아직 고별 인사를 드릴 때는 아니고… 그동안 성원하고 키워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도 영원한 전북의 일꾼이 되겠습니다.도민들께서도 더 큰 사랑으로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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