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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어르신 생활스포츠 '그라운드 골프'

운동장에 포스트 8개만 세우면 준비 끝…규칙 간단 누구든 쉽게 배울 수 있어 매력

"게이트볼은 5인1조로 나가 자기 팀끼리도 '잘 쳤네, 못 쳤네' 싸우지만, 그라운드골프는 심판 없이도 자기가 채점을 해서 그럴 일이 전혀 없습니다."

 

지난 2005년 도내에 그라운드골프(ground golf)를 처음 들여온 김종옥 전북그라운드골프연합회장(75·인월요업 대표)은 "그라운드골프는 운동장이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1홀에서 8홀까지 (홀)포스트(post·기둥) 8개만 꽂으면 할 수 있고, 경기가 끝나면 포스트만 걷으면 된다"며 "굳이 많은 돈을 들여 전용 경기장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경기 규칙도 까다롭지 않아서 노인 운동으로는 최고"라고 강조했다.

 

그가 그라운드골프를 알게 된 것은 순전히 그의 사업 때문이다.

 

1980년 옹기 등을 만드는 '인월요업'을 설립한 그는 1980년대 중반부터 일본을 무시로 드나들었다. 주로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일본 시모노세키항에서 내려, 주 거래 지역인 가고시마현에서 바이어(buyer·수입상)를 만나는 식이었다.

 

그는 2004년 부산에서 시모노세키로 가는 배 안에서 미우라 겐지 시모노세키 그라운드골프연합회장(83)을 만났다. 미우라 회장은 그라운드골프 교류차 마산을 다녀가는 길이었다. 이미 마산과 부산 등 경남 지역은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그라운드골프가 활성화됐다는 게 그의 설명.

 

김 회장은 미우라 회장에게 "남원에도 그라운드골프를 알렸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 두 달 뒤 미우라 회장은 일본 사람 6명을 인월로 데려와 학교 운동장에 포스트를 꽂고 게이트볼 회원 30여 명 앞에서 그라운드골프 시범을 보였다.

 

이듬해인 2006년 남원 인월면에는 도내 최초의 그라운드골프 전용 경기장이 생겼다. 남원시가 1000평 규모의 터를 내놓고, 김 회장 등 그라운드골프에 반한 노인들이 직접 잔디도 나르고, 터도 닦는 등 일손을 보탰다.

 

1980년대 초 일본에서 고안된 그라운드골프가 20년 뒤 전북에 뿌리를 내린 과정이다.

 

김 회장에 따르면, 현재 도내엔 남원을 비롯해 전주·익산·군산·정읍·완주·장수 등 7개 지역 그라운드골프연합회가 전라북도생활체육회(회장 이동호)로부터 인준을 받고, 총 5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비회원까지 합해 1000명이 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국 대회에 나가면 전라북도 체통이 말이 아니었다"고 그는 말했다. "전라북도 간판 아래 (남원) 인월만 초라하게 앉아 있었다"는 것. "지금은 시·도 대항 경기를 나가도 도내 여러 지역 선수들이 함께 앉아 있어서 흐뭇합니다."

 

이달 초 전남 구례군이 마련한 그라운드골프 전용 경기장(1600평 규모) 개장식에 다녀왔다는 김 회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이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 배만 채워 달라고 하면 말이 안 된다"면서도 "구례같이 전용 경기장이 있으면 노인들이 창피스럽게 운동장을 빌리지 않고도 언제든 시간 나는 대로 그라운드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운 속내도 내비쳤다.

 

그는 "남원 동부권만 해도 인월·아영·운봉 등 게이트볼 전용 경기장이 없는 곳이 드물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이 넉넉하다면 1500평짜리 경기장 하나만 지어도 200여 명이 동시에 그라운드골프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연락(011-9444-5373)하면 누구나 그라운드골프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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