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 법인인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다음달 1일로 출범 2주년을 맞는다.
지난 2009년 10월 통합 직전 심각한 경영 부실을 안고 있던 LH는 '이지송식 개혁'을 앞세워 사업재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에 일정부분 결실을 내고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경영정상화를 완성하고 국민 공기업으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해결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 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개선 효과 =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택지공급과 공공주택 건설에 주력해온 LH는 출범 전 심각한 부실을 안고 있었다.
부채 109조원, 금융부채 75조원으로 하루 이자가 76억원에 달해 한국전력에 이은 거대 공기업의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LH는 이에 따라 이지송 사장 취임 이후 지난 2년간 인력 감축, 판매 강화 등의 자구노력과 사업성이 없거나 사업추진이 어려운 미착수 사업은 과감히 도려내는 사업재조정 작업에 매달렸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말 기준 부채비율이 458%로 지난해 말(559%) 대비 101%포인트 낮추는데 성공했다.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회계기준 변화에 따른 영향이 크지만 구조조정과 더불어 무리한 신규 사업투자를 중단하고 미분양 토지ㆍ주택 판매 역량을 확대한 것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LH는 보고 있다.
실제 올해 LH의 토지, 주택 판매 금액이 26조4천억원으로 지난해(13조9천억원)대비 90% 가량 늘어날 것으로 LH는 예상했다.
대금 회수금액도 지난해 11조9천억원에서 올해 17조4천억원으로 2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천86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년간의 당기순이익(3천733억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금융부채는 상반기 기준 총 95조원으로 통합직전에 분석한 올해 예상 금융부채(110조원) 대비 10조원 이상 줄였다.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138개 사업지구에 대한 사업조정도 재무구조 개선에도움이 됐다.
LH는 8월말 현재 33개 지구의 행정절차를 완료했고, 6개 지구는 진행 중이다.
9개 지구는 보상 등 사업에 착수했다.
LH는 사업조정을 통해 앞으로 70조원의 사업비가 절감되고, 사업착수 시기 조정등을 통한 사업비 이연효과(40조원)을 포함하면 총 110조원 내외의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LH 이지송 사장은 "지난 2년간 추진해온 구조조정과 사업재조정, 임금삭감ㆍ총력 판매 등의 노력으로 재무구조 개선의 전기를 마련했다"며 "2014년부터는 사업수지가 흑자로 전환되고 2016년부터는 금융부채가 감소해 안정적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임대 건설단가 현실화 등 과제도 산적 = 그러나 지난 2년간의 노력이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LH는 우선 부채가 계속해서 쌓이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적자사업이 불가피한 임대주택 사업의 경우 정부지원 건설단가를 현실화하고 국민주택기금 융자금에 대한 출자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국민임대주택 등 비수익 사업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확대하고, 임대사업에 대한 적자를 수익성 분양사업의 수익으로 교차보전 할 수 있는 '선순환형 사업구조'를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LH는 분석했다.
사업규모는 재무역량 범위내로 축소하되 그린홈 등 녹색성장사업, 도시재생사업, 개성공단 2단계 등 남북협력사업, 해외신도시 개발 사업 등 신규 사업은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는 LH의 재무구조 재선도 중요하지만 보금자리주택 사업등 서민주택 공급과 대형 국책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LH가 공공사업 투자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많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손실이 불가피한 LH의 임대주택 건설원가는 정부가 충분히 보장해주면서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사업이나 국책사업은 차질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공기업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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