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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⑫가을열무 된장무침

찬바람 불어올 때 연한 무잎이 '보약'

아침날씨가 쌀쌀하다. 반팔티셔츠에 쉐터를 걸쳐입고 방문을 열고 나간다. 어느 신발을 신을까 하고 잠시 신발들을 들여다본다. 여름슬리퍼 옆에 놓인 고무신에 발이 들어간다. '아이고 차가워라' 하며 방안으로 다시 들어온다. 양말을 신기위해서다. 파란색 대추가 어느새 붉게 익어간다. 노란색 감나무잎에 떨어진 붉은 홍시감이 맛있어 보여 한입 먹어본다. 제법 맛이 들었다. 마당엔 형형색색 감나무잎, 대추나무잎이 지천으로 떨어져있다. 손님이 온다는데 마당을 깨끗하게 쓸어놓을까 말까 망설인다. 가을 분위기을 느끼는게 좋겠다 싶어 낡은 나무 의자를 감나무 밑에 놓고 그 옆에 대나무 마당 빗자루를 세워놓는다. 제법 근사한 가을마당 풍경이다.

 

담장너머로 고작골 다랑이 논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지난 여름 일산할아버지께서는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논에 물꼬를 보느라 바삐 다니셨다. 올 여름엔 걱정이 많았다. 일조량이 적어 열매가 맺어지지 않아 여름 내내 농부의 마음은 애가 타들어 갔다.

 

나는 복이 참 많다. 옆 집 할머니께서는 배추 고랑이가 남는다며 나에게 한고랑 배추 심을수 있는 공간을 내주셨다. 초보 농사꾼의 작은 행운이다. 배추을 심기 위해서는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 밑거름을 뿌리고. 경운기로 밭을 갈아서 두둑을 만들어 비닐을 씌워야만 배추를 심을 수 있다. 배추 한 폭이를 생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씨앗 한 톨도 그냥 자라는 것은 아니였다. 농부의 땀이 베어 있을때 농작물들이 자라는 것이다. 할머니랑 함께 처서에 심었던 가을배추와 무가 잘 자랐다. 가을 열무가 연해서 쌈이나 된장 넣고 무침해서 먹으면 맛이 좋을 것 같다. '손님들이 마당에 들어오나 보다' 우리집 개가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낡은 나무벤치가 인기다. 그곳에 앉아 책 읽는 포즈을 하고 사진 찍느라 야단법석이다. 나뭇잎을 쓸지 않기를 참 잘했다.

 

오늘 밥상은 가을열무로 상차림을 했다. 가을무잎을 데쳐 시래기국 끓이고, 된장넣고 무침하고, 시래기에 멸치을 넣어 졸임을 했다. 연한 부분은 쌈으로 먹을 수 있도록 된장과 함께 차렸다. 조촐한 시골밥상앞에서 감사 기도를 드린다고 눈을 감으란다. 기도 내용은 자연밥상에 초대해 주신 것에 대한 구구절절 나를 칭찬하는 것이다. 비빔그릇을 달라하더니 접시에 놓인 반찬들을 모두 양푼속에 넣는다. 벌써 뚝딱이다. 행복한 초가을을 날에 이 골짜기까지 찾아와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올 가을에는 많은 손님들을 초대할 생각이다. 힘들게 농사짓는 이야기와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힘든 삶의 이야기가 어우러졌을때 살 맛 나는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열무에는 인산과 산삼에 함유되어 있는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어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어 고혈압과 저혈압을 완화시켜 주기도 한다. 전통된장은 전통발효식품 가운데 항암효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간기능의 회복과 간해독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혈압 예방효과가 된장에 함유돼 있어 두통을 경감시킬뿐 아니라, 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음이 실험적으로 증명됐다고 한다.

 

▲만드는방법

 

재료 : 가을열무, 된장, 홍고추, 참기름,

 

1. 끓는 물에 열무를 넣어 5분 정도 끓인다.이때 냄비 뚜껑을 열어두고 끓인다.

 

2. 열무를 채반에 건져내어 찬물에 여러번 행군 뒤 손으로 짜서 적당한 크기로 썬다.

 

2. 홍고추는 어슷하게 썰고, 데친 무우잎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3. 재료에 된장, 참기름을 넣고 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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