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학자에 의해 남원 둔덕李씨의 양반문화가 논문으로 정리돼 미국 하버드대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그 주인공은 마르타니 도이힐러(Martina Deuchler) 런던대학 명예교수(76).
스위스 출신의 노(老) 교수는 하버드대학 동아시아 언어문명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67년~69년, 73~75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서울대 규장각에서 연구했다. 노 교수는 이를 인연으로 한국의 양반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족보학 분야의 대가였던 고 전북대 송준호 교수(2003년 작고)로 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에 송 교수는 하버드대 에드워드 와그너 교수와 함께 한국의 보학을 집대성했고, 도이힐러 교수는 와그너 교수의 제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런던대학 강연때 통역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양반을 찾으러 전주 어르신들을 만나러 왔습니다."
18일 전주 향토문화연구회에서 만난 도이힐러 교수는 올 연초 안동 양반과 남원 양반을 비교하는 논문을 완성했단다. 관련 논문을 내년쯤 하버드대에서 발표할 예정이며, 마지막 보완 차원에서 전북지역 어르신들을 찾은 것이다. 이번 전북 방문은 2년만이라고 했다.
"안동과 남원 양반간 큰 차이는 없지만, 의례가 다릅니다. 엘리트 시스팀은 같지만 남인 서인 등으로 이어진 문화가 다른 데서 나온 것 같습니다."
한국어에 능통한 그는 이번 연구가 서울 연구에서 벗어나 지방의 양반문화가 어떻게 시스템화 됐는지를 알아보고 싶었다고 연구배경을 설명했다.
둔덕李씨는 본래 남원 둔덕면(현재는 임실군 오수면 둔덕리)의 전주이씨 효령대군 후손들을 말하며, 현재 둔덕리에는 풍거공 이문규의 종가와 함께 그가 공부했던 강사(講舍. 지방문화재 지정) 등이 있다.
도이힐러 교수는 '한국사회의 유교적 변환'(대우학술총서) 저서로 지난 1993년 위암 장지연상을 받았으며, 제1회 한국국제교류재단 수상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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