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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 칼럼] 나는 꼼수다

요즘 인터넷에 뜨는 '딴지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 세상 참 재미있다.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동네 북처럼 두들겨 맞는다. '나는 꼼수다'라는 프로인데 대통령이 퇴임후 들어갈 예정이던 내곡동 사저 파문도 여기서 처음 비롯됐다. 석연찮은 부지 매입 과정이 들통나면서 결국 백지화 되고 말았으니 그 위력이 대단하다. 부산 저축은행 비리의 이면을 시시콜콜 들춰내고 똑같이 부실덩어리로 드러난 삼화 저축은행이 조용한 이유도 그럴듯한 시나리오로 엮어내고 있다. 어디 까지가 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국외자로서는 종잡기 힘들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진실에 다가가기 힘든 청취자들에게 귀가 번쩍 뜨이는 감춰진 사실, 그럴듯한 이야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는건 사실이다. 그 가운데는 지난 대선때 이명박 대통령을 괴롭혔던 BBK사건 내막도 새삼 들춰지고 있다. 당시 이 사건을 폭로했다가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계류중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이프로의 고정 게스트다. 그는 지금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저격수로 맹활약 중이다. 나후보가 청담동의 억대 피부관리센터 단골 고객이라는 사실도 그의 폭로 작품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나후보는 2캐러트짜리 다이아 반지와 함께 이미지에 적지않은 손상을 입을터다. 물론 그쪽 캠프에서는 사실이 왜곡됐다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지만 말이다.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이 '꼼수 프로'를 듣다보면 등골이 다 시원하다. '아니 그럴수가ㆍㆍㆍ' '그래 그랬을거야' 하는 믿음에 고개가 갸웃거려 진다. 그런 한편으로 우리나라에 언론의 자유가 이 정도나(?)하는 놀라움도 뒤 따른다. 왜 아니겠는가. 전두환씨가 매일 땡전 뉴스에 나와 목에 힘 주던 시절이라면 지금 딴지 라디오에 나와 기염을 토하는 게스트들은 아마 뼈도 못 추렸을 것이다. (그런 시절이라면 이런 꼼수 아예 생각도 못했을 것이고 인터넷이 그렇게 활발하지도 못했을 때지만) 이 프로를 진행하는 딴지 촌수 김어준은 주변에서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는 태연하다. 우리는 그 방면에 도가 튼 전문가들이라고 자신만만해 한다. '어디 잡아 가려면 잡아 가 봐라' 하는 식이다. 그러니 정치의 희화화가 듣는 이에겐 코미디보다도 더 재미있고 주변에 퍼나르기도 분주차다.

 

이 정부의 각종 비리나 의혹들이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나오는데도 당국은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 손을 대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천둥벌거숭이로 해 볼테면 해보라고 덤벼들면 칼자루를 쥐고도 대거리를 잘 못타는게 힘있는 쪽의 딜레마다. 그렇기에 꼼수정치를 그렇게 신랄히 비판하면서도 여당 대표가 "나도 한번 출연해 보겠다"고 나서는 판국이 된것 아닌가. 정보에 목 마르면 사람들은 소문에 귀 기울이기 마련이다. 하물며 펙트라고 자신하는 저 육탄용사(?)들의 기고만장에 이르러서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10.26 재보선의 최대 관심사인 서울시장 선거가 온갖 네거티브로 얼룩진 마당에 그 진실은 얼마 안 있으면 '나는 꼼수'가 속시원히 풀어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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