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박남재, 화업 60주년 회고…서울 예술의전당서‘월간미술’초대전
새빨간 태양, 황금빛 산들이 어우러진 그의 화폭엔 모조리 자연이 담겼다. 100호 넘는 작품만 열 대여섯 점. “나는 역시 큰 그림을 좋아하는구나.”하고 느꼈다.
“자연은 변함없이, 언제나 나를 맞아줘요. 그 앞에 서면 가슴 속 ‘때’가 벗겨지는 것 같죠. 가슴이 자꾸 넓어지고요.”
“나이가 드니까 자신감이 생긴다”는 그는 화면 구성이 더 대담해졌고, 색감도 더 강렬해졌다. “속박받지 않고,‘팍팍’ 그려내는” 작업을 선호한 그는 올해 여름 팬티 차림으로 ‘작업실 귀신’이 됐다.
“그림이라는 건 진실해야 합니다. 마음을 올바르게 다스리지 않으면 할 수가 없어요. 허세를 부린다거나 과장을 한다거나. 용납이 안돼요. 그래서 정말 성실해야 합니다.”
격정적인 파도는 그가 오랫동안 다뤄온 주제. 부안, 여수,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파도를 수없이 들여다봤다. “흉내 내지 말고, 자신의 방식대로 그리는 게 중요하다”는 그는 원광대에서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면서도, 자신의 기법대로 그리는 것을 경계했다.
한국 인상주의 대표 작가인 오지호 화백의 총애를 받았던 그는 왜 지방에 남았을까. 그는 거두절미하고 “남들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운명’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난 100살까지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내가 요즘 얼마나 열심히 자전거 운동을 하는데. (웃음)”
미술잡지‘월간미술’이 초대한 이번 전시에 그는 70여 점을 내놨다. 20여 점은 ‘자리도 못 찾은’ 신세. 하지만 그는 행복했다. “그림으로 인생과 맞장 뜨겠다”는 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조소과·조선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뒤 원광대 미술대학 교수와 학장을 지냈으며, 국민의장(순창), 문화상(전북), 문화예술상, 오지호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 2011 월간미술 초대전-박남재 = 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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