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동 수
영광 백수해안도로. 해당화 삼 십리길, 구불구불 바닷가를 감돌아 달리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국토해양부 선정 아름다운 길 9번째 길. 바닷가에는 큰 오동나무도 있고, 작은 꽃들이 피어있고, 자귀나무의 빨간 꽃들이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길. 해당화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산과 바다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길. 그 길을 나는 지난여름 다녀왔다.
마침 선운산유스호스텔에서 공무원들에게 특강할 일이 있어서 갔다가 거기서 얼마 멀지않은 영광의 백수해안도로를 다녀왔다. 들판을 지나 산을 끼고 모퉁이를 돌아서면 확 트인 바다가 다가섰다. 한참 달려가다가 중간 쯤 차를 세우고 바닷가의 경사진 언덕을 따라 숲 속으로 길게 이어진 데크 길을 따라서 산책도 했다. 물론 아름다운 풍경을 휴대폰에 담기도 했다.
옛날에는 조기가 아주 많이 잡혔다는 영광의 칠산 앞바다의 백수해안도로는 아름다운 길로 선정될 만한 길이었다. 특히 국토해양부의 경관도로조성지구로 선정되어서 전남도로관리사업소가 아름답게 꾸며서 더 멋진 길이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 길에서 정말 특이한 것을 발견했다. 노을전시관이다. 칠산 앞바다의 황금 빛 노을을 아주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영광노을전시관이 있었다. 노을박물관이라고도 하는데 어떻게 노을을 전시할까?
나는 아쉽게도 전시된 노을도 보지 못했고, 칠산 앞바다의 아름다운 저녁노을도 보지 못했다. 그 날이 월요일 있었던가 해서 노을전시관은 휴관을 하고 있었고, 나는 오후 3시쯤 선운산에서 출발하여 한 시간도 안 되어서 백수해안도로에 들어섰고 드라이브와 산책에 한 시간정도를 보내고 나서 노을박물관에 도착했는데 여름날 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는 너무 시간이 많이 남아서 아쉽지만 돌아오고 말았다.
이 가을 청명한 하늘에서 바다로 잠기는 저녁노을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엊그제 여산재 주인이 구절초가 피었다고 문인들을 초정하여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나는 노을박물관 이야기를 했다. 아! 어떻게 노을박물관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영광군의 아이디어가 정말 빛나지 않는가. 지금 이 가을에 백수해안도로로 가면 어쩌면 황량할지도 모른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은 텅 비어있고, 해당화 꽃은 이미 다지고 열매만 맺혀 있을 것이며 그리고 나무들은 단풍도 들었을 것이고 낙엽을 떨구고 있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가을에 노을박물관에 가면 칠산 앞바다에 잠기는 아름다운 황금 빛 저녁노을을 볼 수 있을 것 이다. 노을박물관은 입장시간이 일몰 후 30분까지이니 그 곳에서 노을전시물도 볼 수 있고. 바다로 내려앉는 멋진 노을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일층 테라스로 내려와서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노을을 감상해도 될 것이다.
아! 이 가을 나는 영광의 노을박물관에 가고 싶다.
가서 황금빛 저녁노을을 보고 싶다. 그러면 한결 나의 감성도 살아날 것이고 멋진 문학작품 하나라도 쓸 수 있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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