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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사물 장단 ‘四季’로 변신

타악연주단 동남풍, 전통악기의 매력 재해석

타악연주단 동남풍(대표 조상훈)의 ‘四季’는 모순적이다. 신선함과 익숙함이 동거하는 음악. 전통 사물악기의 장단을 사계절로 재구성한 ‘四季’는 사물악기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했다.

 

리듬의 변화에 욕심내지 않고 다른 악기와 긴장을 유지해주는 북은 만물을 소생케 하는 봄(春)과 같다. 장구는 단순한 가락으로 흥을 만들고, 다른 악기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복잡한 가락으로 신명을 끌어낸다. 다양한 생명이 신록을 만들어내는 여름(夏)은 에너지 넘치는 장구 가락과 겹친다. 한 번의 울림으로 모든 악기를 품어내는 징은 풍요의 계절 가을(秋)을 연상시키고, 도발적인 음색의 꽹과리는 살을 에는 한겨울의 추위(冬)와도 닮았다.

 

조상훈 대표는 “악기 자체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무대가 없어 기획했다”면서 “전통 타악기가 상징해온 계절이 아닌, 각 악기의 가락에 초점을 맞춰 재구성한 게 특?굼繭箚?말했다.

 

‘조우(遭遇)’는 전통 판굿을 중심에 두고 피아노, 디지털 사운드를 결합시킨 곡. 풍물굿 가락을 모아 앉은반으로 연주해온 삼도농악가락은 태평소와 서서 연주하는 ‘新삼도농악가락’으로 변주됐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조합은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이다. ‘동남풍류’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이번 무대는 명상종이 연출을 맡고, 조상훈 박종석 진재춘 서인철 이명훈 박태영 장태수 이용관 신봉주가 무대에 선다. 피아노는 서울대 음대 작곡과를 졸업한 송미애, DJ는 ‘베짱이 사운드’의 원우가 맡는다. 전통 악기의 매력을 재해석해 다양한 장르와 조우를 시도한 이번 무대를 ‘동남풍류의 크리에이션 버전(Creation Version)’으로 칭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 동남풍류 크리에이션 버전 = 19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문의 1544-1555. R석 3만원, S석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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