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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 대한 그리움, 하얀 화선지에 ‘오롯이’

  한국화가 정무자씨, 고국서 첫 개인전

▲ 한국화가 정무자씨 개인전
1988년 1월 무작정 미국행에 올랐다. 아이 셋을 남기고 남편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는 시련에 도무지 살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를 떠나보내야 하는 학생들로 남원여자중학교는 울음바다가 됐다. 교사가 부족했던 시절, 무용 전공자인 그는 체육까지 도맡아야 했다. 가마니로 만든 과녁에 연습을 시켜가며 전북에 첫 양궁 대표팀을 만들고, ‘제10회 서울 아시안게임(1986)’의 전야제에 공연을 올렸던 그의 내리사랑 덕분에 쉰을 넘긴 제자들은 그를 그리워한다. ‘그 선생님에 그 제자’라는 표현이 꼭 맞다.

 

한국화가 정무자(69)씨가 고국에서 첫 개인전‘화선지’를 열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여섯차례 개인전을 가졌지만, 고향이나 다름없는 전주에서의 개인전은 더욱 설레어했다.

 

한 분야에 경지에 이르면 모든 분야가 다 통한다고 했던가. 한국화 수업을 따로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얀 화선지에 일필휘지로 붓질을 했다. 아무것도 없었던 화선지는 “거리의 노란 은행잎이 그리울 때, 들녘에 흔들리는 억새풀의 속삭임이 생각날 때” 사계절의 한국을 그리워하면서 그린 사군자와 꽃으로 채워졌다. 살면서 마음에 꽂힌 글귀를 적어 전통 문인화의 형식을 충실히 따랐다. 무용교사 출신답게 학들이 노니는 모습을 마치 무용수가 자유롭게 손짓·발짓하는 것처럼 생동감있게 표현한 것이 특징.

 

이철량 전북대 교수는 “기교로 멋을 내고, 모양으로 화장한 그림들이 많은 요즘 선생의 작품은 새로운 감동을 준다”면서 “소박하기 그지없는 한 폭의 그림이 아름답다”고 평가했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 한국화가 정무자 개인전‘화선지’ = 30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내 전북대 예술진흥원.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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