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서 한국신 2·대회신 7개 값진 성과…새 집행부 구성 진통·레슬링협회 내분'얼룩'
도체육회의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한마디로 '악전고투(惡戰苦鬪)라고 할 수 있다.
주변의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힘겨운 상황속에서도 패기를 잃지 않고 싸웠다는 뜻이다.
△2년 연속 전국체전 9위
전북은 지난 10월 6일부터 12일까지 경기도 일원에서 열린 제92회 전국체전에 총 42개 종목에 걸쳐 1575명의 선수단을 파견, 9위에 올랐다.
금메달 57개, 은메달 52개, 동메달 83개 등으로 총 192개의 메달을 따낸 전북은 성취상까지 받았다. 2년 연속 9위였지만, 지난해보다 종합성적면에서 2000점 이상 향상된 점을 평가받은 것이다.
전북의 경제력이나 인구, 사회 전반적인 파워를 감안하면 전국 16개 시도중 10위권 이내에 드는 것은 사실 '비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전북의 거의 모든 사회 지표가 꼴찌에서 2~3번째에 해당되는게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움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면서 전북은 올 전국체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신기록이 2개, 대회신기록이 7개나 나올만큼 빼어난 스타도 많았다.
수영 백일주, 생명과학고 롤러 등은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육상 최예은, 신소망, 역도 유동주, 롤러 임정훈, 이훈희, 양궁 백안나 등은 각광을 받은 스타였다. 사이클 장선재, 수영 최혜라는 4관왕을 차지했고, 역도 유동주와 백일주는 각 3관왕에 올랐다.
△소년체전에서는 대참패
지난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경상남도 일원에서 열린 제40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전북은 총 33개 종목에 걸쳐 1111명을 파견했다.
지난해 8위를 차지했던 전북은 올해 15위로 전국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소년체전은 금메달 갯수만을 가지고 순위를 가리는데, 전북은 지난해 25개에서 올해 15개로 뚝 떨어졌다.
은메달은 23개, 동메달은 29개 등이었다.
일부에서는 "금메달만을 가지고 집계하는 소년체전 성적은 별개 아니다"며 자위하고 있으나, 냉정하게 말하면 그동안 학교체육을 책임져온 사람들의 안일한 현실인식과 게으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굵직한 대회가 열릴때마다 선수나 지도자를 격려하기는 커녕, 교육계 상관이나 지방의원을 모시고 다니는데 급급한 상황속에서는 어린 꿈나무의 발굴이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상황속에서도 체조 이보라(이리초)가 3관왕, 역도 변재준(임실동중)이 2관왕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고, 남성중 배구, 정읍중과 완주중 선수로 구성된 전북선발 배드민턴의 우승은 눈에 띄는 성과였다.
△갈길 먼 동계체전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가 무산된 이후 전북에서 겨울철 스포츠는 찬반신세다.
다만 일부 종목에서 선전이 이어지면서 전북은 16개 시도중 만년 4위를 달리고 있는게 현실이다. 올 2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원 등지에서 열린 제92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전북은 총 330명을 파견, 종합 4위를 간신히 유지했다.
금메달 22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21개 등 총 61개의 메달을 따냈다.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에 출전한 김고은(안성초)이 6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바이애슬론에 출전한 고은정(안성중)이 3관왕, 이슬(무주초), 김용규(무풍고), 김서라(안성고)가 각각 2관왕에 올랐다.
2~3개 학교에 집중된 바이애슬론 종목을 빼면 전북의 동계 스포츠는 아예 없다는 얘기다.
△국내외 대회및 전지훈련 선수단 유치
도 체육회는 올해 총 21개 종목에 걸쳐 39개 대회를 유치했다. 국제대회가 4개, 국내대회가 35개 등이다. 국제대회의 경우 지난 6월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가나 국가대표 축구대회가 가장 두드러졌다.
전북축구협회가 유치한 이 대회는 단 한번의 경기였지만, 전주월드컵경기장 개장 이래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동시에 전주월드컵경기장 개장 이래 첫 4만관중 돌파의 위업을 달성했다.
사소한 대회 보다는 굵직한 대회를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점을 웅변적으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도내에 유치한 전지훈련단은 23개 종목, 3720명에 불과해 아직도 더 많은 노력이 시급하다. 다만 한중 스포츠교류전 개최, 전북도-강소성 교류사업 등을 통해 빙상이나 컬링 등 일부 종목 선수들이 국제적 안목을 키운 점은 성과로 꼽힌다.
△올 한해의 반성과 과제
올초 체육회 신임 임원진을 새롭게 구성하면서 도 체육회는 엄청난 진통을 겪었다.
크고작은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힌 가운데 신임 부회장과 이사들 명단이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으면서 구구한 억측이 나돌았다.
일부에서는 새 집행부 구성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음은 물론이다.
그러더니 얼마 지나지않아 기구개편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종전 처장 바로 아래에 두던 차장직을 없애고, 부장직을 신설하는 것으로 매듭지어졌다.
레슬링협회의 불화와 내분은 불난 곳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강한 휘발성을 갖고 확산됐다.
이런와중에 전북도청 레슬링팀 지도자 한명이 선수 계약금과 포상금 등을 가로챈 혐의(횡령)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는 사태에 이르렀다.
일부 경기단체는 경찰의 수사를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때마침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체육계 전반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현재 도체육회, 도생활체육회, 도장애인체육회 등에 대한 전면 감사가 펼쳐지고 있다.
1~2년 간격으로 감사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이번 기회에 한번쯤 확실하게 점검하고 나가자는 의미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체육인들이나, 각 경기단체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번 전면감사를 통해 확실히 깨닫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화위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체육인들은 "마치 상당수 체육인들이 엄청나게 횡령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생활비가 없어 주린 배를 움켜쥔 경기인과 지도자가 대부분"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체육계의 잘못된 관행이 완전히 뿌리뽑히는 한편, 어려운 체육계 실정이 제대로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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