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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문화·개미 기부, 2012년 '나눔 바이러스' 퍼뜨린다

한국인 기부 수준 세계 57위…나눔 확산에도 아직은 먼 길

▲ 지난해 12월 20일 전주시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가 12년째 어김없이 찾아왔다. 20일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얼굴없는 천사가 보내온 성금을 세고 있다. 추성수기자

"부자는 자기 자식을 유능하게 만들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남기고, 무능하게 만들 만큼의 돈을 남기지 않는다". 그동안 390억 달러(약 42조원)를 사회에 환원했거나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또한 "재산을 가지고 죽는 건 수치다".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한 중국의 부호 천광뱌오에서 "자식에게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의 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 전 재산 4000억원을 기부키로 한 국제적인 기부활동의 선구자 성룡까지 이들에게 있어 공통분모는 나눔이다, 그리고 사랑이다. 상하위 개념도 성립되지 않는다. 다만 사랑을 찾아가는 나눔의 방법만 다를 뿐이다.

 

본보는 올 한해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나눔의 새바람, 재능 기부 △객석도 나눠요, 문화 기부 △나눔이 곧 행복, 개미 기부 등 세가지 방향에서 제2의 워런 버핏과 천광뱌오, 성룡을 찾아내고, 적극 소개하려 한다.

 

 

△돈과 시간, 사랑 나눔

 

나눔의 한 축인 기부의 사전적 뜻을 보면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음이다. 요즘은 기부를 실천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물질적 기부뿐 아니라 봉사하거나 멘토링 후원, 재능 기부처럼 개인의 역량에 따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아직 정착단계는 아니지만 헌혈, 장기기증, 재능기부, 자원봉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 중이다.

 

그동안 나눔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어려운 형편에도 한푼 두푼 모은 것을 고스란히 내놓는 특별한 소수가 하는 일로 인식돼 있다. 이는 한국인 기부 수준이 전 세계 153개국 가운데 57위라는 것에서 뒷받침한다. 최근 나눔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미약하다.

 

반면 외국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레주는 우리를 숙연케 한다. 빌게이츠 등이 출범시킨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iedg)'에 따르면 마이클 블롬버그 뉴욕시장, CNN창업자인 테드 터너 등 40여명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키로 약속했다. 단순 비교로만 따져도 1500억달러(약 175조원)에 달한다.

 

 

△갈수록 커져가는 나눔 바이러스

 

최근 나눔 바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과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대통령 등 정치인에서 박찬호 선수,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등 스포츠 스타, 가수 김장훈과 방송인 김제동, 정혜영-션 부부 등 연예인이 주도했다. 안 원장은 지난해 본인 보유 회사지분 주식(당시 주가 기준 1740억원)을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

 

방법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유엔식량계획(WFP)과 함께 전 세계 기아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쌀을 기부할 수 있는 게임인 '프리라이스' 한국어 버전을 출시했다. 포스코는 월급 1%씩을 모아 다문화자녀 교육을 돕고 있다. 총 830명 임직원들이 참여, 연간 8억7000만원이 모아질 전망이다.

 

공공기관도 빠지지 않는다. 경기도는 건축사와 손잡고 소규모 건축물을 무료 감리해주는 방법으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선물 대신 축하받을 사람 이름으로 기부하는 축하 기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인천시는 식품기부활동을 한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식품 기부에 나섰다.

 

개인 또는 단체의 나눔 활동도 눈부시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은 매 연말 'YWCA 성탄축하 재능기부 음악회'를 연다. 서울 종로구 음식점들은 '딱! 하루매출 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직도 갈 길 먼 도내 나눔 문화

 

도내 나눔 문화의 아이콘은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다.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째 익명으로 2억4700만원을 보내왔다. 얼굴 없는 천사는 남원 산동면에도 3년째 찾아오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매 연말마다 300만원씩 보내온다.

 

이처럼 나눔 바이러스는 도내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원조 겪인 전주 노송동의 주민으로 구성된 노송동애향회는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달라며 50만원 어치의 쌀을 전주시에 보내왔다. 천주교 전주교구를 비롯한 종교계에서도 1100여 만원 어치의 쌀과 라면, 김치를 전달해왔다.

 

도내 자치단체도 발 벗었다. 정읍시는 지역 내 23개 읍면동 출입구에 쌀뒤주를 설치해 사랑의 쌀뒤주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취약계층 중 결식우려가 있는 대상자들이 언제든 읍면동을 방문, 쌀을 가져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북도도 사랑온정 나눔 연탄배달 행사에 나서는 등 나눔문화 확산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 고액기부의 기준인 '아너 소사이어티' 멤버 67명 가운데 도내는 단 한명도 없다. 사랑의 열매에 따르면 도내 올 1월부터 11월까지 2만3993명이 52억9500만원을 기부, 전년 동기 2만4638명이 45억5200억원을 기부한 것보다 액수는 늘었으나 기부자는 줄었다. '얼굴 없는 천사'의 본류라고 떠들어대는 전주시마저 자랑할 만한 나눔 활동이 없다. 구대식·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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