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명륜학원에서 수학했던 담재(澹齋) 김봉문 선생(1906~1978)의 한시(漢詩) 과목 시험지 답안이 공개됐다. 담재의 아들인 김인기씨(고서화 수집가, 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가 선친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선친께서 명륜학원에서 수학할 때 한시 시험답안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고창 출신의 담재 선생은 한학에 조예가 깊었으며, 한말 전후의 의사와 열사의 전기인 '한국의열록'과 전라도 출신 3500여명의 인물들의 자취를 더듬은'호남인물지'를 남긴 인물이다.
이번에 공개된 시험지 답안은 담재가 명륜학원 2학년 재학시절(1928년) 창경원에서 밤 벚꽃을 보며 지은 7언 율시로 된 한시다. 출제자가 채점을 하며 여러 곳에 관주(貫珠,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곳에 치는 동그라미) 표시를 한 것이 눈에 띈다. 담재 답안지 8구중 5구에 관주가 표시됐고, 갑(甲) 채점이 매겨졌다.
김인기씨는 당시 명륜학원의 교과목 시험이 과거시험 처럼 출제하고 채점한 것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성균관대의 전신인 명륜학원은 국권피탈로 성균관이 폐쇄된 후 경학원으로 명맥을 잇다가 1920년에 명륜학원으로 개칭되고, 1937년에 명륜전문학원, 1942년에 명륜전문학교, 1946년에 성균관대학으로 부활됐다. 당시 명륜학원 입학생은 각 지방의 유림을 통해 추천을 받아 시험을 치렀으며, 당대 전북에서는 2회 졸업생인 고창 출신의 김정회씨와 담재 2명 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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