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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서커스 연구기관 전주에 '둥지'

'한국곡예서커스연구소' 창단…전통연희연구진 등 30~40명 참여…공연기획단 '멍석친구들'과 함께 '장난감 연구실 대소동' 무대에

태양의 서커스는 '바레카이', '퀴담', '토템쇼' 등을 흥행시킨 세계 최대의 곡예단이다. 사양 산업에 든 서커스에 인간 저글링, 발레, 곡예 등을 현대식으로 변형시켜 세계 공연계에 충격을 가져다줬다.  지금은 변방에 밀려난 국내 서커스 역시 1980~90년대 유행했던 놀이문화. 국내에서도 84년 전통을 자랑하는 '동춘 서커스'가 경영난 끝에 2009년을 마지막으로 해체됐다. 곡예사들이 펼쳐낸 마술, 외발 자전거, 줄타기, 공중그네, 오토바이 줄타기 등이 TV와 영화·스포츠 등 다양한 볼거리로 인해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국 처음으로 서커스를 연구하는 연구 기관'한국곡예서커스연구소'(소장 허정주)가 지난 연말 전주에서 창단돼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전북예술회관에 사무실을 둔 한국곡예서커스연구소에는 전국적으로 서커스 등을 연구하는 이들과 80~90년대 한국 서커스팀과 합동 공연을 한 경험이 있는 일본 마임이스트, 관련 공연팀 등 총 30~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서커스는 현대옷으로 갈아입은 전통연희'라고 보는 허정주 소장은 "남사당패를 중심으로 이뤄진 줄타기, 버나(접시돌리기), 무동놀이 등 곡예는 서커스의 중요 묘기로 자리잡았다"면서 이를 서양문화로 보는 일각의 시선에 반기를 들었다. 실제로 아크로바트, 저글링, 자전거 고공비행, 큰 그네 손 놓고 타기 등은 전통연희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는 것.

 

허 소장은 그간 연구해온 서커스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한국곡예서커스연구소와 전북 지역 예술가들이 참여한 공연기획단'멍석친구들'과 함께 '장난감 연구실 대소동'(3월16~17일)을 올렸다. 입소문이 많이 나지 않아 객석은 꽉 차진 않았으나, 옛 향수를 기억하는 중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박봉에 유랑생활을 해야만 하는 옛 곡예사들이 거의 사라졌으나, 중국의 경우 공연물 수입원 중 80%가 서커스일 정도로 공연계의 블루오션"이라고 소개하면서 "전통연희를 응축시킨 서커스를 현대적으로 각색해 세계적인 공연물로 승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앞으로 전통연희에 대한 연구와 함께 서커스 공연이 활성화 될 수 있게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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