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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상처 보듬는 게 얼마나 쉬운가 말하고 싶었죠"

창작 초연작 '그 집에는' 올리는 전국연극제 4관왕 '무대지기' 김정숙 대표

 

연극하는 사람들 무대지기(이하 무대지기) 김정숙 대표(37)가 '제28회 전북 연극제'에 들고 나온 '그 집에는'은 여러 모로 각별하다. 무대지기가 2010년 전국 연극제에서 대통령상 등 4관왕을 휩쓸며 경사를 치른 뒤 김 대표는 지난해 쌍둥이 자매까지 출산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지난해 이 작품을 시도하고 싶었다가 두 딸의 옹알이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아 올해로 밀쳐둔 작품이기도 하다.

 

개를 오래 키워본 사람은 안다.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단순한 애완견이 아닌 '가족 이상의 존재'라는 것을. 개와 오랫동안 동거동락해본 경험이 있는 김 대표는 '그집에는'을 통해 각각 상처가 있는 등장인물들과 노견'순돌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에는 남편을 사고로 잃은 경희와 그를 애잔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엄마 금순, 다짜고짜 며느리와 살겠다고 쳐들어온 시어머니 정애의 어색한 동거를 지켜보는 '순돌이'가 등장한다. 세 여인의 하소연 덕분에 말(?)은 못해도 그들의 마음을 가장 속 깊게 이해하는 '순돌이'가 죽으면서 이들은 서로 조금씩 마음을 연다. 생기라곤 전혀 보이지 않던 집은 변화된 이들로 인해 텃밭이 바뀌고, 새로운 나무를 심는 등 활기를 찾아간다.

 

김 대표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줄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가, 그러나 또 얼마나 쉬운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사회가 아무리 각박하다 해도, 못 믿을 사람이 아무리 많다 해도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지 않은가. 결국 서로 기대고 의지할 곳은 사람 밖에 없다는 뜻이다.

 

2006년 창단된 무대지기는 사회적 흐름이나 유행을 쫓지 않고 창작극을 원칙으로 하되 재공연 시리즈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이번 작품에 이어 12월에도 가족을 소재로 한 창작 초연극 '959-7번지'을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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