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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의 리더십

▲ 양 심 묵

전라북도 행정지원관

요즘 축구장에서 '형님 리더십'과 '허그 리더십'이 유행이라고 한다. 감독이 선수를 대할 때 형님처럼 편하게 대한다고 해서 '형님 리더십', 경기가 끝나면 가슴으로 안아준다고 해서 '허그 리더십'이다.

 

돌이켜보면 허그 리더십은 우리에게 낯선 것이 아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고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안기던 장면, 그것이 바로 허그 리더십의 결정체가 아니던가. 당시 박지성은 대표팀에 발탁되어서도 부상과 부진으로 방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거의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되었을 때 히딩크 감독이 말한다. "지성, 너는 누구보다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야. 할 수 있어!" 그 한마디에 박지성은 힘을 얻었고 지금의 박지성이 되었다. 이것이 이른바 히딩크의 '칭찬 리더십'이다.

 

리더십이라는 말은 앞에 어떤 수식어가 오느냐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갖는다. 섬김이 주가 되면 섬김 리더십이고, 현명한 군주의 리더십은 세종 리더십이다.

 

이렇듯 리더십이라는 말은 열려있는데, 정작 우리가 접하는 리더십은 닫혀 있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도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게 하는 상사, 너무 독선적이어서 감히 안된다고 말할 수 없게 하는 상급기관, 겉으로는 편하게 소통하자고 하면서 정작 문제가 생기면 '네 탓'을 하기에 급급한 공동체. 이런 공동체에서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콩 심은 데 팥 나기를 기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 전북도에서 올해 소통과 리더십을 화두로 꺼내든 이유도 도정을 추진하는데 더 많은 공감과 참여로 더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함이다. 올해는 일자리·민생·새만금 등 3대 핵심과제에 '삶의 질 향상'이라는 새로운 정책이 추가되면서 새로운 정책을 공유하고 공감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정책이란 서로의 공감대와 열정이 있어야만 추진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도라는 조직은 혼자 일하는 조직이 아니다. 좁게는 14개 시·군과 유관기관이 협력해야 하고 넓게는 200만 도민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거대한 공동체다. 거대한 조직일수록 소통과 공감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몸집만 커다란 공룡처럼 변화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소통과 공감은 어떻게 이뤄질까. 누구나 부르짖고 꿈꾸지만 실제로는 성사시키기 어려운 것이 소통과 공감이다. 그 방편으로 우리 도에서는 지난 2월부터 리더십 교육을 시작했다. 도와 시·군, 유관기관의 전 간부와 직원들이 함께하는 교육이다. 처음에는 너무 많은 인원과 시간 투여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단계이니만큼 혁신적인 시도를 해보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정부에서도 올 들어 각 시·도 공무원교육원에 '현장공직자 CS워크숍'을 갖도록 권하고 있다. 우리 도는 이보다 한 발 앞서 도와 시·군, 유관기관이 함께하는 간부공무원 리더십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이미 간부공무원 700여명이 교육을 완료했고 6급 이하 공무원은 4월 중에 총 10회에 걸쳐 해나갈 계획이다.

 

변화는 그냥 오지 않는다. 또 변화는 쉽게 오지 않는다. 다른 이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이고,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가운데서 조금씩 찾아온다. 눈에 보이지 않게 서서히 찾아온 봄이 마침내 사방 천지에 꽃을 피우듯이,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도 그렇게 우리 곁에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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