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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고졸한 문인화…철쭉에 깊은 애정

치산 최종인 선생 팔순전

▲ 최종인 作'철쭉'
 

"나이 들면 나이 값하고, 배우면 배운 값하고, 명예가 있으면 명예 값을 해야 하는 게 도리 아니겠습니까."

 

전주대 교수와 대학 박물관장을 역임한 치산 최종인 선생(사진)이 팔순전을 갖는 소회를 이렇게 답했다. 나이와 배움, 명예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이야기한 것이다.

 

팔순의 나이에도 작업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하다. 다만 나이가 있어 그림의 장편소설이라고 할 산수화 쪽은 다소 버겁다. 문인화가인 그가 지금도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소재는 철쭉.

 

"이맘때면 남녘 한라산에서부터 전국이 온통 철쭉천지지 않습니까. 가정의 화단에까지 지천으로 있어 그만큼 친근한 꽃이 철쭉 입니다."

 

홍색, 흰색, 노란색, 분홍색, 자색 등 꽃 색깔이 다양하고, 여러 형태의 꽃잎이 있는 것도 그가 철쭉을 사랑하는 이유다.

 

그는 특히 무주 덕유산 철쭉을 좋아한다. 전국에서 가장 늦게 피고, 꽃과 잎이 넓죽하고 풍요로워 그 호담함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다고 했다. 오래된 고목의 철쭉이 많은 것도 매력이다.

 

부인과 동행한 덕유산 스케치 여행에서 부인이 사고로 위험했던 상황을 겪은 후 예전처럼 덕유산 철쭉을 맘껏 그리지 못하는 게 아쉽단다.

 

그가 그린 대형 덕유산 철쭉 그림은 청와대(7점)와 전북도청(2점), 전주 한옥마을 등에서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화가 이철량 교수(전북대)는 문인화가로서 치산 선생을 치켜세웠다. "겉모습만 문인화의 흉내를 내고 있는 많은 이 시대의 문인화를 보면서 치산 선생의 품격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며, 무엇보다 멋을 부리지 않은 담백하고 고졸한 맛을 높이 평가했다. 또 이번 전시가 치산이 그간 걸어왔던 면모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또 치산이 수집했던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다. 중국의 장계석 총통이 애장했던 심경 박세원의 작품을 비롯, 석전 황욱, 남정 최정균, 원곡 김기승, 벽천 나상목, 토림 김종현, 현림 정승섭 선생 등의 작품들이 출품됐다.

 

그의 이번 전시회는 100명에 이르는 지인과 각계 인사들이 추천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전주예총과 전주YMCA 주최로 마련됐다. 김원용기자 kimwy@

 

 

△치산 최종인 팔순 작품전=5월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제 1·2전시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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