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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 엎드린 스승의 날

김만성 법무정책국민평가단 / 전 전주북일초 교장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선물과 뇌물의 한계를 정하자는 게시글 논쟁이 뜨겁다는 글을 접하게 되었다.

 

스승의 날 선생님의 선물의 한도를 규정해달라는 학부모님의 걱정스러움을 털어놓는 이야기였다.

 

이 소리를 현장교사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교직을 천직으로 삶고 걸어온 필자는 만신창이가 된 교권을 바로 세워야 하는 일이 우선 과제라고 말하고 싶다.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누구나 재학시절 잊을 수 없는 스승을 한 분씩 가슴에 담고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 스승의 따뜻한 격려와 사랑이 있기 때문에 자기가 있다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다.

 

촌지문제로 교사들 스스로 교문을 닫아걸고 스승의날을 서글픔으로 뒤집어 쓰지 않겠다고 아예 학부형 출입을 금지해버린 스승의날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초등학교 여자 담임선생님이 수업중 휴대폰을 압수하려하자 학생이 욕하는 사례, 학생 급식지도에서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무릎을 꿇게 한 사건, 서울 모 구의원이 자퇴한 아들의 재입학을 요구하며 교장을 때려 실신시킨 일, 마냥 서글픈 일이다.

 

한국교원단체 공개한 '2012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교권침해 사례는 총 287건으로 2010년(260건)보다 다소 증가했다.

 

2011년(204건) 보다 1.5배 늘어났다.

 

접수된 사례를 간단히 열거해 보면

 

△흡연학생을 적발해 지도하자 학생이 "선생님 밤길 조심하라"고 함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여교사 치마 아래에서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유포해 전학권고를 내렸지만 학생은 받아들이지 않고 버팀 △교사가 학생을 제재하면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리겠다" "민원 제기하겠다"며 협박 △학생이 기물 파손, 휴대폰게임 등으로 수업을 방해해 교사가 벌을 세웠는데 이후 학부모가 학교에 와서 거친 욕을 하고 교사를 구타한 등으로 나타나 있다.

 

이토록 교권이 무너진 현장에서 교육의 열정은 식을 때로 식어가고 생활지도는 진흙탕이 되고 골아픈 6학년 담임은 죽도록 하기 싫어지고 생활지도 담당을 하기 싫어 학교업무가 주어지면 휴직을 하게 되는 현실이 되어버렸으니 학교장은 1년중 가장 어려운 시기가 3월이라고 통곡한다.

 

모 단체가 금년 들어 서울 경기 초.중.고 교사 667명 대상 조사한바 78.5%의 교사가 생활지도를 회피한다고 했다. 또한 교사의 생활지도에 불응한 학생이 44.8%이며 체벌금지 이후 적절한 생활지도 방법이 없어 교사들은 더욱 소극적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생활지도 중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는 외롭다. 교장·교육청·학부모·언론까지 교사를 나무라고 이런 처지에서 교사들은 교직에 대한 사명감보다 지식의 전달자로 단순한 직업인으로 난장판 속을 피해 헤쳐나가면 되니 누가 현장지도 속을 파고들어가 치료해 주겠는가.

 

교사들이 교육의 열정과 교직에 대한 사명감을 잃게 되면 교육의 질은 낮아질 것이며 국가의 경쟁력은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

 

스승을 존경하는 사회풍토 조성은 교과부·지방교육청·학부모·언론·교직단체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납작 엎드린 스승의날, 걱정스러운 선물이 선생님의 깊은 상처를 해결할 수 없다.

 

교원단체에서는 교권보호법을 제정하도록 노력하고 피해교사 대신하여 민·형사상 고발조치를 하여 교권이 지켜질 때 선생님이 바라는 스승의날의 큰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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