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발생한 익산 원광여중 수학여행단의 버스교통사고는 매우 충격적이다.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섰던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트럭과 충돌해 교사 1명이 사망하고 학생 3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눈앞에서 선생님의 죽음을 목격했던 아이들의 충격이 어떠할지, 엄마를 잃은 자식의 슬픔이 얼마나 클지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수학여행철 사고방지를 위해 경찰과 행정당국은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가.
원광여중은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제주시 한림읍 금능사거리에서 석재를 싣고 가던 24톤 트럭과 부딪치는 불운을 맞았다. 이틀 전 수학여행을 떠나 다음날 돌아올 전체 학생 가운데 2학년6반 학생들을 태운 전세버스였다. 이날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담임 신명선 교사(여·41)가 목숨을 잃고, 함께 타고 있던 인솔교사와 버스 및 트럭의 운전기사 등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한다.
담임교사의 손길을 받았던 34명의 학생들은 대부분 안전띠를 착용해 부상이 덜한 것으로 나타나 소식을 전해들은 학교와 학부모 등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선생님이 안전벨트를 매라고 말해 많은 학생이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다"는 학생들의 말은 신교사의 책임정신을 확인케 한다. 그러면서 본인은 정작 인솔 과정에서 미처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 문제는 수학여행단의 단체이동차량에 대해 경찰 에스코트(escort. 주위 호위)가 없었다는 점이다. 제주도는 3년 전부터 수학여행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경찰차 에스코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사고현장 주변에는 경찰차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과 행정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적당한 선에서 얼버무리는 안일한 대응을 허용해선 안 된다.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안전사고는 학생이나 교사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도 안전벨트 착용은 예외가 있을 수 없다.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켰더라도 피할 수 있었던 사고였기에 더욱 그렇다. 그동안 툭하면 터지는 대형사고가 수학여행의 상처였다. 지금도 운전자의 안전 불감증과 부주의로 인한 사고발생 요인이 도처에 있다. 요즘과 같은 수학여행과 봄철 관광 성수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내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충격에 휩싸여 있을 학생들의 걱정을 어떻게 풀어줘야 할지 당국도 뼈아픈 고민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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