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 주도 등 '반평생 헌신' / 주민숙원사업 해결 이끌기도
한창인 서른 네살 때(1974년)부터 이장일을 맡아 왔으니, 마을을 위해 반평생을 헌신한 셈이다.
전 이장은 마을 안에 일이 생겨 힘을 합칠 필요가 있으면 마을사람들을 하나로 모았다. 마을에 자동차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읍내에 나갈 때도 주민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조사해 한번에 사오곤 했다.
경조사를 주도해 치르고 공동 청소도 이끌고 있다. 사소한 싸움은 중간 입장에서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중재했다.
마을주민들은 이 같은 전 이장을 '주민들에게 가장 친한 벗이요, 어른이자 후배'라고 말한다. 장전마을 새마을지도자 송상진 씨는 "우리 이장님은 농촌마을의 대소사를 책임지고 일하는 황소처럼 우직한 일꾼"이라며 "마을주민의 신망이 아주 두텁다"고 했다.
행정의 말초신경 역할도 전 이장의 몫이다. 정부의 농업·농촌 정책을 현장에 구체 적으로 알리는 농업인-정부의 가교가 되어주기도 하고, 농민들의 어려움을 행정에 알리고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그는 "지난 1986년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49번 지방도가 뚫렸을 때 가장 기뻤다"며 "이 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9km 정도의 산길을 2~3시간 걸어야 읍내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에는 해마다 7~8건의 사고가 발생하는 성산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행정기관에 개선을 요구했다. 이후 10년 동안 줄기차게 건의하고 설득한 결과 100억원을 들여 교량을 새로 놓고 노선을 음지에서 양지로 바꾸는 사업이 지난 2011년 시작됐다.
그는 "내송에서 고개로 넘어오는 도로가 있는데, 급커브가 몇 군데 있어서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며 "도로 선형개선 작업을 건의해서 도로답게 만들어 보는 것도 요즘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전 이장은 1980년대에 아내를 위암으로 먼저 보내고, 2남2녀의 자녀들도 모두 출가해 지금은 고향집에 홀로 남아 생활한다. 그런 이장을 이웃주민들은 살뜰히 챙겨준다. 전 이장은 "가족보다 두터운 정으로 맺어진 이웃들과 고향땅에 정 붙이고 고향바람 맞으며 사는 게 가장 큰 행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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