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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박창환 전북장애인체육회 총무과장 "봉사활동은 내 마음이 위안 받는 창구"

큰바위자원봉사회·국제교류협의회서 사랑 실천 / 7년째 전주지검 범죄예방위원으로 상담활동까지

▲ 박창환 전북장애인체육회 총무과장이 쉼없는 봉사활동에 대해 '대단한 활동'을 한 것도 아니라며 수줍게 웃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지난 19일 오전 11시 전주 경기전 앞. 매주 주말 관광객들에게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주는 큰바위자원봉사회 회원 박창환(46·전북장애인체육회 총무과장)씨를 만났다. 6년 째 국제교류협의회·큰바위자원봉사회 회원으로 궂은일을 도맡아 오던 그는 "남들도 다 이만큼은 한다"면서 인터뷰를 부담스러워했다. 거액을 기부한 것도, 자원봉사단체를 조직해 두각을 드러내 활동해온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진정성 있는 활동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그가 고등학교 졸업 뒤 직장을 구하기 위해 처음 접했던 게 레크리에이션 수업이다.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직장 보다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싶었다. 수줍음이 많은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1991년 레크레이션 강사 자격증을 따면서 도내 소외지역을 찾아다니게 됐다. 어찌 보면 자원 봉사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자원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국제교류협의회·큰바위자원봉사회에 가입하면서부터. 레크레이션 강사로 각종 행사 사회를 보는 일부터 시작해 빨래·청소, 나무 심기, 자전거 대여 등 거창하지 않고 소소한 일까지 다양하다. 각 시설별로 연계돼 있는 봉사단체들이 있으나,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예상보다 많기 때문이다.

 

"장애인 체육회에 와서 보니까, 이동권 보호가 가장 중요한 일이더라구요. 그런데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침상에 누워있는 어르신들은 얼마나 답답하실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을 목욕시키는 일이 가장 보람된 일 같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봉사는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참여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 그는 "봉사활동을 하면 내가 위안을 받고 마음이 평안해진다"면서 "누구를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내 자신이 편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7년 째 전주지방검찰청 범죄예방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한 달에 한 번 보호관찰자들을 상담·관리 감독을 해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교 폭력과 같은 사회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하지만 최근 여론에서 집중 보도되고 있는 학교 폭력이 사회 폭력·정치 폭력 등에 대한 관심을 끄게 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도 학교 폭력은 존재했습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죠. 하지만 어른들이 사회 생활하면서 휘두르는 언어·정치 폭력이 또 얼마나 많습니까.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도, 그로 인해 심리적·물리적 고통을 겪는 학생도 둘 다 피해자입니다. 문제라는 인식도 중요하지만, 가정교육을 바로 잡는 처방을 찾으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가 가정에서 해오고 있는 일은 매주 가족회의를 진행하는 것. 그는 "아이들의 억눌린 감정을 관찰하고 충분히 소통할 시간과 공간을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물론 매주 이 자리에서 가족들과 봉사활동 일정을 짜곤 한다.

 

"가끔 전 나중에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재평가될까를 떠올려보곤 합니다. 돈을 많이 번 재벌을 기억하게 될까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박애주의자를 더 기억하게 될까요. 저는 후자라고 봅니다. 다들 어렵게 여기지 말고, 주변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손을 건네는 일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는 그 도움으로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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