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역'이 추억의 애창곡 1위로 꼽히는 건 1970년대 사회·문화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다. 형 집에서 기차로 학교를 오가며 순창(고향)에 있는 엄마를 그리워한 이 곡은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 숱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전북원음방송이 익산역 개통 100주년을 맞아 제작한 다큐멘터리'익산역 100년 새로운 희망을 위하여'(연출 김사은 PD·28일 오전 9시 FM 97.9MHz)에서 그를 재조명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를 통해 강산이 10번 바뀌는 동안 웃음과 눈물의 사연이 점철 돼 있는 익산역을 새로운 향수로 환기시키자는 데 있다.
이번 다큐는 '그리운 고향역'(1부)과 '미래의 희망역'(2부)으로 구성 돼 있다. 1부에서는 그를 통해 들어본 '고향역' 탄생 배경을, 2부에서는 익산역을 중심으로 한 익산의 성장 동력을 점검하는 내용이다.
"둘째 형네 집에서 산길을 넘어 황등역까지 와서 통학 열차를 탈 땐 정말 죽을 맛이었죠. 아침밥을 해먹고 20리 산길을 뛰다시피 해서 열차에 타면 얼마나 숨이 얼마나 가빴던지…. 기찻길 옆에 핀 코스모스를 보면서 고향의 어머니가 생각나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주제를 '고향역'으로 정하니까, 가사가 술술 풀려갔죠."
여러 번 고배 끝에 '고향역'을 나훈아가 부르게 되자, '임종수 시대'도 코스모스처럼 피었다. 1972년 이후 코스모스 피는 계절이 오면 전국에서 '고향역'을 들을 수 있게 됐을 정도. 그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내가 만든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면서 "숱하게 들어온 '고향역'을 다시 익산역에서 듣게 돼 울컥 한다"고 했다.
전북원음방송은 앞으로도 지역의 잠재력을 엿보고 발전 가능성을 조망하는 '지역사랑 연속 기획'을 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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