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의하면 "계원들은 매년 3월과 4월에 정기적으로 잔치연을 벌였고, 계원들은 계의 회비로 360냥을 미리 마련하여 이 중 140냥을 봄놀이 자금으로 활용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비록 이 기록물에 음악과 무용을 했다는 기록이나 당시 가창되었던 구체적인 악곡명은 없지만, 『연금록』은 호남 풍류문화를 대변하고 있어 전북의 풍류를 간접적이나마 보여준다.
특히 이 책에 기록된 여러 인사들의 출신지를 통해 호남지역의 풍류의 단면을 알 수 있다. 총 10곳의 지역출신 풍류객과 기녀가 이 책에 소개됐는데 전북은 4개 지역이 기록돼 있다. 먼저 순창은 풍류객이 13명, 기녀가 7명으로 가장 방대한 규모를 보여주며, 남원 풍류객과 기녀가 각각 1명씩, 그리고 전주는 풍류객 2명, 기녀 1명, 김제는 풍류객 1명이 등장한다.
이와 함께 안민영의 노작이었던 『금옥총부』에도 남원, 전주, 완주, 순창, 광주, 담양, 운봉 등의 특정지역의 기녀와 광대가 소개되어 있다. 『연금록』과 『금옥총부』에서 동일 지역이 등장해 풍류가 강한 지역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공통된 지역을 열거하면 순창, 남원, 전주 등이며, 별도로 완주와 김제 등의 지역도 보인다.
이 책의 중요성은 기녀와 한량이 동등한 관계로 기술되어 있다는 것이다. 호남의 풍류가 비록 상업적이고 혹은 예도를 추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도 신분 구분이 없이 예술 안에서 풍류객과 기녀가 동등한 위치에 서있다.
따라서 19세기 전북의 음악지도는 남원, 전주, 순창에서 발달되었다는 점이 이 책에서 또 다시 논증되는 셈이다. 이 지역은 주지하다시피 고려시대부터 강남도라 불리던 지역에 속했으며, 호남의 다른 지역보다 일찍부터 발달했던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에 전주는 전라우도, 남원과 순창은 전라좌도 음악권에 속하여 발달하였던 호남의 행정 중심지였다. 그리고 전북의 인접지역인 담양의 풍류객과 기녀가 많이 존재했다는 것이 오히려 지역적 분리에도 불구하고 전북권의 음악문화가 풍성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금옥총부』는 호남지역에서 전북지역인 순창, 남원, 전주 등에서 풍류문화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하게 발달하고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으며, 풍류객과 기녀들이 동등하게 예술을 추구하고 펼쳐냈던 것을 시사해준다.
따라서 『금옥총부』는 19세기 전북지역의 국악문화 한켠을 밝혀주는 소중한 책이라고 지칭할 수 있다.
/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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