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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산 이기경, 영조 탕평책 견제한 대학자"

전주역사박물관 10주년 '전주학 학술대회'서 삶과 학문세계 집중 조명

▲ 14일 전주역사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전주학 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목산 이기경의 삶과 학문세계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목산(木山) 이기경(1713~1787)은 전주 한옥마을에 살았던 대학자이자 이조참판을 역임한 관료다. 목산이라는 아호가 오목대에서 유래했을 만큼 전주의 대표적인 인물이지만 그의 삶을 조명하는 본격적인 학술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개관 10주년 기념 '전주학 학술대회'로 목산의 삶과 학문세계를 조망했다. 지난 14일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 목산의 학문과 문학, 사상, 정치적 신념 등에 대해 집중적인 조명이 이루어지면서 그의 삶에 대한 학계의 논의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발제문을 요약했다.

 

△木山의 詩에 나타난 소통의 詩 세계(어강석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

 

木山은 조선 후기 영조 조에 활약한 문신·학자로, 문과에 급제한 후 성균관 전적을 시작으로 예조정랑, 사헌부 지평, 승정원 승지, 예조참의, 호조참의, 황해도 관찰사, 사헌부 대사간 등의 요직을 역임하면서 영조의 탕평책에 대해 끊임없이 견제를 하였던 강직한 관료의 표상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하여 주목해 보아야할 것이 바로 문인으서의 목산이다. 문학작품은 작가의 내면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의 가치관이나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인식 등을 살펴보기에 대단히 효과적이다. 목산은'목산고'라는 저술을 남기고 있는데, 성리학 이론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수학과 관직, 유배 생활에 대한 다양한 삶의 기록과 함께 500여 편의 시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시는 7언절구와 7언율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절구에는 연작시가 많다.

 

목산의 시에 나타나는 목산의 성격은 세상의 희로애락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항상 평온한 모습을 보이며, 벼슬살이도 연연하지 않았다. 세상의 영화와 부귀에 대한 욕심을 갖지 않고 주어진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고 즐길 줄 아는 목산의 선비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

 

△목산의 성리설과 사상사적 위치(이천승 완판본문화관 실장)

 

목산 이기경은 정치적 역경을 딪고 학문적 승화를 일궈낸 18세기 호남을 대표하는 학자였다. 그러나 당대의 정치적 부침(浮沈) 속에 자칫 묻혀버릴 수도 있었던 학문적 업적은 그가 남긴 저작들 속에 오롯이 남아있다. 특히 성리학자로서 호락논변과 관련된 목산의 꼼꼼한 논리적 전개는 한국유학사의 소중한 지적 자산일 것이다.

 

목산은 본성의 보편적 동일성을 강조하던 낙학계열의 학문적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인간에게 내재된 도덕적 본심에 대한 주목과 활성화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비록 단편적이지만 엄밀하고 논리정연하게 구성된 그만의 색체가 담긴 미완정의 '목산고'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정치사상 연구(이희권전북대 명예교수)

 

목산의 참 모습은 자신의 정치사상과 생활철학을 실제 생활에 실천하고 있었다는 데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실 그의 삶은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眞儒의 삶, 求道者의 삶 그것이었으며, 그의 한평생은 그가 학문을 통하여 체득한 생활철학과 생활신념을 실현해가는 과정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붕당은 마땅히 타파돼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또 탕평이란 미명하에 당론을 금하고 있어 언로가 막혀있다는 점 등을 들어, 탕평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기본적으로 부정했다.

 

△燕行錄 '飮氷行程曆'(이영춘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위원)

 

목산의'음빙행정력'은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2책으로 된 일기체 형식의 여행기다. 4개월간 冬至使 書狀官으로 북경을 다녀오면서 쓴 일기체 여행기로. 그의 중국관이 드러나 있다.

 

그는 노론계 정통 성리학자로서 崇明反淸의식이 철저하였으므로 이 일기에는 만주족의 淸에 대한 그의 부정적 인식이 잘 나타나 있다. 명대의 유적이나 유물을 보고 감격하였고, 中華의 정신을 찾고자 애썼다. 北學者들의 연행록이 쏟아져 나오기 직전 조선 지식인들의 대외 인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후대의연행록들과 비교 연구할만한 좋은 자료가 된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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