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성 분석 뒤 공연 컨셉·공연장 검토해야 마땅 / 전발연서 틀 만든 뒤 논의…"순서 바뀌었다" 지적
전북도가 전북 브랜드 공연 출범을 위해 몇 차례 세미나를 거치면서 전북 브랜드 공연 출범 논란이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새만금 상설 공연을 출범시킬 때 논의 과정이 비슷하다고 보고, 가급적 닮지 않는 게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얘기가 달라지고 있다. 오히려 새만금 상설 공연에서도 배울 게 많다는 '타산지석'론이다. 유료 공연의 마케팅·홍보·경제효과 등 '새만금의 교훈'을 제대로 짚지 않아 똑같은 논란을 반복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도는 일단 전북발전연구원을 통해 전북 브랜드 공연 관련한 기초 조사를 진행했다. 더 나아가 전북을 상징하는 공연과 잘 팔리는 문화상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고 제시하면서 공연의 콘셉트와 공연장 등까지 검토했다.
문제는 논의 과정이 뒤바뀐 데 있다. 전북발전연구원이 큰 틀에서 브랜드 공연 필요성 등을 검토할 순 있어도 브랜드 공연을 통한 문화상품화는 마케팅 전문가 등이 판단한 일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전발연이 브랜드 공연을 놓고 전북을 대표하는 공연과 관광상품이라는 과도한 욕심을 제시하면서 지난해 새만금 상설 공연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게 됐다. 실제로 새만금상설공연추진단이 올해 지역적 소재를 충분히 활용한 완성도를 갖춘 새만금을 대표하는 공연을 내놓으면서도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른 관광객 격차,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계층에 맞는 공연 등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관광 상품으로 연결시키는 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물론 성공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경주의 '플라잉'과 같은 판타스틱 퓨전 무술극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진출한 공연이 그 예다.
하지만 현재까지 논의된 1년 운영비 20억(공연 제작비 등 제외)·대형 아닌 중형 규모·전주 한옥마을 일대 공연장(전북예술회관)·'춘향'을 통한 마당극에 디지털 퍼포먼스 접목 등을 살펴보면, 전북도가 의도하는 전북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내세울 수 있을 지 부정적 시각이 많다.
결국 도가 브랜드 공연을 만들겠다는 의지만 앞세운 채 치밀한 계획과 준비가 따르지 않을 경우, 전주문화재단의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와 같은 또 다른 상설공연만 하나 더 만드는 꼴이 될 우려가 많다.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는 "지역의 문화단체들이 내놓은 좋은 공연이 물론 많지만 표가 잘 팔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연을 산업으로 접근해 브랜드 공연으로 내놓겠다는 행정의 의지는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진행 과정에서 우려되는 사항에 관해 합일점을 찾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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