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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 60마리 일제히 고개 돌릴 때 '찰칵'…그 짜릿함이란"

김재왕 학 전문 사진작가 8번째 개인전…사진집도 출간

 

전북엔 천연기념물 학(두루미)이 얼씬도 안한다. 겨울 철새가 오기엔 전북이 따뜻해서다. 체감온도 30~35도 안팎인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와 같이 몹시 춥고 군이 삼엄한 경비하는 곳에서 관찰할 수 있다. 더욱이 학은 경계심이 많아 동이 트기 전 새벽녘, 1시간 정도 잠복하고 기다려야 한다. 찍을만 하면 도망가는 일도 부지기수. 학에게 하도 많이 바람을 맞아봐서 이젠 '그 짓'도 이골이 났다.

 

13년 째 줄곧 학에 빠져 촬영해온 김재왕(72·군산대 평생교육원 작품사진반 지도교수)씨가 여덟번 째 개인전을 열면서 사진집까지 출간했다. 13점이 모조리 팔린 익산의 1차 전시에 이어 30점을 내놓은 2차 전주 전시로 이어진 것. 이번 전시 수익금도 어김없이 심장병 어린이·결손 가정·북한 동포 돕기 등으로 쓰여진다.

 

"나만큼 학을 찍어온 작가는 드물 거예요. 이번에 13년 동안 찍은 사진 중 3000점을 추렸고, 여기서 200점은 사진집에 넣고, 80점은 전시에 내놓았죠."

 

그가 꼽은 수작은 2년 전 비무장지대에서 60여 마리 학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고 있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 매년 두루미협회가 먹이가 줄어든 겨울철에 곡식 낱알을 뿌려주는 때를 기다려 건졌다.

 

"이놈들도 먹이를 먹을 때 한 놈이 망을 봐요. 어찌나 눈치가 빠른지…. 이렇게 단체로 고개를 돌리는 경우가 없는데, 그날은 정말 운이 좋았죠."

 

8년 전 내몽골에서 갈대밭에 비춘 햇빛에 강물이 반사 돼 붉은 빛으로 물든 학 사진도 내놨다. "붉은색 학 본 적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찍을 수 없는 사진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면 다들 놀랠 걸요."

 

그는 "그러나 난개발과 이상 고온으로 두루미 월동지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걸을 수 있는 한 '귀한 손님'을 계속 찍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 김재왕 학 사진전 = 29일~7월2일 전북교육문화회관, 개막식 30일 오전 11시. 3차 전시 = 7월6~12일 군산시민문화회관, 개막식 7월7일 오전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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