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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직선제

지난 70~80년대 초까지만해도 도내와 타 지역 우수학생들이 전북대를 많이 다녔다. 학비와 하숙비 부담으로 서울대와 연·고대 상위학과를 진학하지 않을 바에는 전북대를 갔다. 그 당시 고시 합격자 등을 많이 배출 전북대가 한수(漢水) 이남의 명문대학으로 통했다. 지금과 달리 취직도 잘 되었다. 경제 성장에 따른 고급 인력 수요가 는 탓도 있었지만 전북대 졸업생들이 취직하려고 실력을 드높인 결과였다.

 

정부의 수도권 편향정책이 계속되면서 수도권 대학으로 쏠림현상이 가속화, 우수한 학생들이 지방대로 유입되지 않고 빠져 나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예전 같으면 경쟁 상대도 아니었던 서울 사립대 등이 대학 평가에서 전북대를 앞지르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는 비단 전북대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다행히도 서거석 현 총장이 총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학교 경쟁력이 강화돼 예전의 위상에 상당 부분 근접했다. 교수들의 연구경쟁력은 물론 취업율과 장학금 지급에서 앞서 갔다.

 

하지만 최근 전북대가 총장직선제 폐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유는 교육과학기술부가 거의 강압적으로 총장직선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장 직선제의 장·단점은 그간 20년간 경험을 통해 들어 났다. 대학행정의 투명성과 자율성을 강화해온 면이 크다. 정치권을 뺨치는 혼탁, 편가르기와 논공행상의 보직인사가 대학 사회를 분열시켰다. 교직원의 표를 얻어 당선된 직선제 총장은 구성원들의 눈치를 봐야 하므로 학내문제 개혁에 손댈 수 없었다.

 

직선제를 도입했던 다수 사립대는 갖가지 폐해를 경험한 뒤 직선제를 폐지했다. 대부분의 국립대는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 전체 38곳 중 32곳이 직선제를 폐지했다. 현재 남은 곳은 전북대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목포대 등이다. 국립대 길들이기란 비난도 나오지만 대학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불가피한 조치다. 구조개혁 중점 추진 대학으로 선정되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 돈줄 죄고 있는 정부를 전북대가 이겨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1~2점 차이로 구조개혁 대상에 들거나 빠질 수 있기 때문에 100만점 중 5점을 차지하는 직선제는 폐지돼야 마땅하다.

 

YS정권 때 준칙주의에 따라 마구 대학을 설립해주고 불과 20년도 못 돼서 학령인구 미달로 구조 조정을 들먹인 정부가 병주고 약 주는 것 같아 야속할 뿐이다. /백성일 주필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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