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초대권의 폐해를 들어 국·공립 공연장에서 초대권 폐지를 시행한지 2년이 넘도록 지역 공연계에선 여전히 '공짜표'가 통용되고 있다. 오히려 덩치가 더 커진 공짜표로 인해 전반적인 관람 문화를 해칠 뿐더러, 공연 질 저하로 이어지는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전주시립예술단의 경우 무료 관객의 점유율(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공연 기준)이 37.5%( 2009), 35.5%(2010), 35.9% (20 11)로 평균 35%가 넘었다. 예원예술대가 민간 위탁하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기획 공연도 마찬가지. 기획 공연의 경우 평균 초대율은 33.4%(2009), 37%(2010), 3 7.3%(2011)를 차지했다. 다만, 인기 공연일수록 유료 관객이 많아 무료 관객은 24.2%(2009), 16.3 %(2010), 19.7%(2011)로 평균 20 % 안팎이다.
이처럼 무료 관객이 30%를 상회하는 상황이다 보니, 공연의 유료화 필요성을 절감하는 전북도립국악원과 익산·군산시립예술단들의 경우 '초대권의 해악'에도 불구하고 공연 유료화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지역 공연계가 이미 포화 수준으로 많은 공연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가 브랜드 공연을 만들겠다는 발상 역시 '초대권 문화'의 개선 없이는 공연 문화만 어지럽힐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공연계의 장기적 발전으로 가는 길에서 만날 '암초'는 브랜드 공연의 문제가 아니라 초대권 문화로 인한 공연의 질 저하와 공연 시장 축소라는 점에서다.
공연계는 제작사가 뿌린 초대권은 입소문을 내는 효과도 거의 없어 스스로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작사가 초대권을 뿌리지 않으면 완성도 높은 공연을 통해 유료 관객을 더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기 마련이지만, 무료 공연의 경우 '완성도가 떨어져도 그만, 관객이 더 오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이는 공연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점 때문이다.
사실, 초대권을 많이 뿌린 공연과 그렇지 않은 공연은 객석 분위기부터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은 공연 마니아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공연에 관해 미리 공부하면서 신중하게 티켓을 구매한 관객과 무심결에 주어지는 초대권으로 공연장을 찾는 관객 사이에 애정이나 집중도가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류경호 전주시립극단 상임연출가는 "초대권 남발로 배우, 관객 모두 공연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이것은 공연의 질 저하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공연 시장 발전을 더디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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