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적 조치·예견된 수순…"공식직함 승계 마무리"
북한은 1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공화국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고 발표함으로써 김 1위원장의 권력이 공고함을 대내외에 다시 한번 과시했다.
이날 발표는 시점이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해임 직후이고, 북한 매체들이 이례적으로 `중대보도' 예고까지 해 국내외의 시선을 끌었다.
그렇지만 김 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한 것은 북한의 관례로 볼 때 이상할 것이 없고 예견된 수순이라는 것이 정부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실제로 김일성 주석은 6·25전쟁 와중이던 1953년 2월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후계자 시절이던 1992년 4월에 각각 원수 칭호를 받았다.
결국 원수 칭호는 최고사령관, 노동당 총비서, 국방위원장 등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갖춰야 하는 호칭 중의 하나로, 이번 원수 칭호 수여는 김 1위원장의 권력 장악 수순인 셈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직후 군 최고사령관에 올랐지만 군 계급상 차수는 최고지도자에 부적절했다"며 "이번에 원수 칭호를 수여받음으로써 공식직함의 승계가 대부분 마무리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에 김 1위원장에게 수여된 칭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로 일반 군 계급으로서의 원수와는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통치자인 `수령'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오진우, 최광, 리을설 등 과거 인민무력부장이나 일부 군 원로에게는 공화국 원수 대신 군 계급인 인민군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
이런 점에서 김 1위원장이 `공화국 원수' 칭호를 받는 수순을 통해 권력을 공고히 다져가고 있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조치는 매우 상징적인 조치로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을 확고히 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김 1위원장에 대한 원수 칭호 수여는 예정된 수순이라 놀랄 일이 아니지만 시점상으로 리영호의 전격 해임이 이뤄진 직후여서 오히려 발표 시점에 시선이 더 쏠렸다.
북한 노동당은 일요일이던 지난 15일 정치국 회의를 열어 리영호 해임안을 처리한 뒤 다음날 이른 아침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격적으로 해임 사실을 공개했다.
17일에는 현영철 8군단장에게 차수 칭호를 수여한다고 밝혀 사실상 총참모장 교체를 시사했다.
리영호는 2009년 2월 총참모장에 임명되고 이듬해 9월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르면서 김정은 후계체제를 후견하는 실세로 부상했다.
이런 리영호가 전격 해임되고 후임자(?)가 곧바로 등장하자 남한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는 북한 권부 내 갈등이 있다는 관측과 분석이 힘을 얻었다.
정부 관계자는 "리영호 해임에 불만을 품고 있을 군부가 수세국면에서 탈피한 뒤 장성택·최룡해 인맥에 반격을 감행해 심각한 정치불안이 초래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 내에서 권력투쟁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이 부각되고 나아가 일각에서는 북한 내 군부 쿠데타 발생 가능성까지 점쳤다.
이런 상황에서 김 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함으로써 김정은 체제가 안정적이고 권력 장악이 공고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의도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는 리영호 해임 이후 흔들릴 수 있는 군부내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의도도 읽힌다.
김 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하는 정책결정과 발표를 통해 북한 내 정치과정에 문제가 없으며, 리영호 해임이 권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리영호 총참모장의 해임 발표가 있고 나서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분석이 있었고 북한의 권력불안을 예상하는 진단이 많았다"며 "이번 원수칭호 수여는 이러한 관측을 불식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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