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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번 시내버스로 떠나는 전주여행…전주역~금산사 가는 길엔 눈과 입이 즐겁다

연꽃 가득한 덕진공원 호수 거닐고 한옥마을 매력에 '흠뻑' / 남부시장서 허기 채우고, 천년고찰의 고즈넉한 여유'만끽'

   
▲ 가장 한국적인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는 태조 어진을 모신 전주 한옥마을의 경기전.
 

휴가철이 왔다.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들까지 방학에 들어갔고, 직장인들에게는 일 년을 손꼽아 기다려 온 휴가가 기다리고 있다. 올해 여름휴가는 이번 주말부터다. 앞으로 2~3주간 전국의 산과 바다, 강이 쉴새없이 밀려드는 사람들로 꽉 찰 테다.

 

△ 시내버스만 타도 여행이 되는 '79번 버스'

 

2박3일, 3박4일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여행이 있다. 바로 '시내버스 여행'이다. 지역 명소들을 다니는 시내버스 여행은 시간적 혹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 멀리 못하는 이들에게 강추하고픈 방법이다.

 

전주 시내버스 79번을 타면 1100원으로 전주의 곳곳을 볼 수 있는, 알짜배기 여행으로 안내한다. 버스를 타는 출발지는 전주역. 최종 목적지는 금산사다. '79번 버스여행'을 시작할 계획이라면 금산사 방면의 79번 버스를 타면 된다. 모르면 기사님께 여쭤보자.

   
▲ 전주덕진공원 호수에 흐드러지게 핀 연꽃.

 

   
▲ 가장 한국적인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는 태조 어진을 모신 전주 한옥마을의 경기전.

△ 연꽃 가득한 덕진공원부터 다양한 매력의 한옥마을까지

 

전주역에서 출발해 가장 먼저 내린 곳은 사대부고 사거리다. 전북대 후문에 위치한 이곳은 대학가인 만큼 저렴하고 맛있는 맛집이 많다. KBS의 '1박2일'에 나왔던 상추튀김집도 만날 수 있고, 표지판을 따라 5분만 걸으면 전주동물원과 연꽃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주 덕진공원에 닿을 수 있다.

 

특히 요즘 가봐야 할 곳은 전주 덕진공원이다. 단순한 공원일 거란 생각은 금물! 덕진공원은 가슴을 트이게 하는 넓은 호수와 연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리배도 준비돼 있어 낭만적이다. 오리배를 타고 연못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연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정도. 연인과 함께 낭만을 꿈꾼다면 이곳에 꼭 드르자.

 

다시 버스에 올라 도착한 곳은 전주 북문. 승강장에서 내리면 만날 수 있는 이곳은 전주시 고사동 일대 번화가를 등지고 있어 전주의 문화를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특히 매년 4월 전주의 봄을 노랗게 수놓는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인들의 영화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고사동 영화의거리는 꼭 들러보자. 오거리 문화광장에는 시원한 야외 분수가 열리고 있고, 극장들이 밀집해 있는 영화의 거리를 걷다보면 전주영화제의 축제 분위기를 다시 느껴볼 수 있다. 물론 영화의거리를 제대로 즐기려면 꼭 5월 초반에 와야 한다. 전주의 자랑이자 상징인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기 때문이다.'봄날의 영화축제'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시기엔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다음 정거장은 또 다른 전주의 명물, 영화'약속'으로도 유명해진, 동양 최고의 성당 건물 중 하나로도 꼽히는 전동성당이다. 서울 명동성당의 설계도를 그대로 가져와 좀 작게 만들었다는 전동성당은 그 역사와 기품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재미있는 대목은 전동성당 맞은 편에 조선왕조를 상징하는 경기전이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가장 한국적인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는 태조 어진을 모신 경기전과 가장 서구적이라 할 수 있는 가톨릭 성당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전주를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도시라고 하나 보다.

 

전동성당 입구부터 한옥마을까지 들어가는 '태조로'를 따라 걷다보면 전주의 자랑인 한옥마을에 닿게 된다. 몇 년 전 '한국관광의 별'로도 선정된 이곳은 매년 관광객이 늘어 이제는 제법 다양한 식당과 카페, 즐길거리 등이 갖춰져 있다.

 

한옥마을이야 워낙 유명해서 즐길 만한 명소가 너무 많지만, 개인적으론 전주향교를 추천하고 싶다. 몇 년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촬영 장소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던 이곳은 최근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져 제법 고즈넉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은행나무가 절정을 이루는 가을에 오면 좋은 곳이다. 수백년 된 은행나무가 노란 잎을 떨어뜨리며 방문객들을 맞는다.

   
▲ 동양 최고의 성당 건물 중 하나로도 꼽히는 전동성당.

 

   
▲ 전주 중앙성당 인근의 노송천.

 

   
▲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 '전주의 자부심' 풍남문에서 마지막 종착역 금산사까지

 

전동성당 쪽으로 걸어나오면 '전주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풍남문이 기다리고 있다.'호남제일성(湖南第一城)'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서 반드시 사진 한 장은 '박아야' 한다. 매년 제야의 종 치기 행사를 비롯해 전주의 정통성을 기리는 행사를 치러내는 이곳은 전주 시민들의 마음의 버팀목 같은 곳이다.

 

이쯤되면 슬슬 배가 고파진다. 풍남문을 감싸고 돌면 위치한 남부시장에 가자. '남부시장식' 전주콩나물국밥과 끼니 때마다 줄을 서서 먹어야 한다는 유명 순대국밥집이 즐비한 곳이다. 어느 국밥집이든 구수하고 푸짐한 식사를 내주니, 주린 배를 해결하고 가자. 한 입 털어넣는 따끈한 국밥 한 숟가락이 종일 여행하느라 고된 몸과 마음의 피로를 금새 씻어준다.

 

남부시장 상가 옥상에는 숨겨진 '비밀의 장소'가 있다. 바로 '하늘정원'이다. 전통시장의 문화바꾸기 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이곳은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남녀노소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 문화체육관광부와 전주시가 주최하고 (사)이음, 남부시장 번영회가 주관하는 '문전성시 청년장사꾼 만들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청년 사장님들이 연 '범이네 식충이'(식충식물화원), '그녀들의 수작'(핸드메이드 소품 체험공방), '같이 놀다 가계'(키덜트 놀이문화 술집) 등 상점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을 듯.

 

마지막 여행지는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금산사다. 소개한 코스들을 열심히, 또 알차게 따라왔다면 금산사에 도착할 때면 해가 뉘엿뉘엿할 것이다. 천년고찰 금산사에서는 하룻동안 즐겼던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자. 오늘 하루 여행은 어땠는지, 여행에서 부족하거나 힘든 부분은 없었는지 생각해보면서 조용한 사찰 분위기와 함께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정리하는 것이 좋을 듯. 조금 여유가 있다면 이곳에서 템플스테이를 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템플스테이. 명상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도 의미있지 않을까. / 성재민 문화전문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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