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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눌림의 무게' 그리고 고통의 공감

교동아트센터 '이 작가를 주목하라' 초청된 황유진 개인전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과연 가능할까. 그렇다면 작가는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조각가 황유진(29·전북대 대학원 1년)씨는 이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고, 머뭇거리며, 주저했다. 상처와 고통의 자의식 탐구는 그만. 전주 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의 젊은 미술전'이 작가를 주목하라'에 선택된 그는 긴 침묵과 말줌임표 대신 '스트레스'라는 이름을 붙인 돌을 내놓았다.

 

암으로 고통받는 지인을 보면서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려는 작가의 노력은 설치미술로 확장됐다. 전시장엔 FRP로 제작된 다섯 점의 돌, 또 다른 고민거리를 표현한 작은 돌 250여 개가 담긴 뽑기 기계가 놓였다. 소리없이 울 때 새어나오는 호흡 소리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면서 작품의 몰입을 더한다.

 

"내게는 참 버거운 일이 누군가에게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가벼운 일일 수 있잖아요. 그렇다면 서로의 고통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뽑기 기계에서 나온 작은 돌은 붉거나 파란 안료로 덧칠돼 있다. 그러나 사람 체온이 닿으면 하얀색으로 변화되는 '마법의 돌'. 그래서 고통은 혼자 짐지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일 게다.

 

말만 번지르르한 위로 대신 작가가 작품을 통해 번갈아 던진 변화구와 묵직한 직구를 받아 든 맛도 괜찮다. 삶을 늘 발랄함과 유쾌함으로만 지켜보기엔 때론 무겁다는 걸 일찍 알아챈 작가의 성숙함이 느껴져서다.

 

△ 황유진 개인전'짓눌림의 무게' = 12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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