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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고구마순 볶음 - 제철 채소로 건강한 밥상 '뚝딱'

식이섬유·칼슘·칼륨 풍부 변비·골다공증 예방 효과

   
 
 

고구마밭 고랑이 물에 잠겼다. 며칠 전만 해도 가뭄에 밭작물들이 메말라 거북등처럼 갈라졌었는데 말이다. 자연의 섭리란 인간이 측정할 수 없는 경제선이다. 아직 고랑에 물이 감겨 있는데 장대비가 또 쏟아진다.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지면 앞마당에 널어놓은 고추를 거둬들여야 한다. 아래뜸 들깨밭에 가신 서울할머니께서 급하게 올라오신다. "할매 고추 거둬놓았어요." 했더니 "에고, 숨이 차서 죽것네" 하시며 한숨을 고르신다. "비가 많이 와도 걱정, 비가 오지 않아도 걱정"이란다.

 

"농사군은 하느님이랑 동업을 해야 혀"하신다. 할머니네 고구마밭이랑 고추밭 고랑에도 물이 차 있다며 걱정을 하신다. 두 사람 대화는 농사일 걱정이다. 할머니께서는 마루에서 일어나신다. 고구마밭 고랑치기를 해야겠다며 삽을 들고 나가신다. 나도 우산을 받쳐 들고 할머니를 따라 나선다. 농사일이 고단 하신 모양이다. 혼잣말로 궁시랑 궁시랑 하신다. "고구마는 물손을 받으면 금방 썩어 버려" 하시며, 있는 힘을 다해 고랑을 치셨다. 빗속에서도 농사일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시급한 문제다. 빨리 고랑물을 배수해 줘야 고구마 열매가 커간다. 두 사람은 빗속에서도 한 가지 일을 더 했다. 고구마순이 연하다며 김치도 담가먹고 볶아도 먹자고 하신다.

 

농부가 농사를 잘 짓는 방법중 하나는 자연에 순응하며 인위적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대책방법은 지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농사를 지으시면서 터득한 지혜에서 나온다. 상신마을에서는 농사를 혼자서 짓는 것이 아니다. 동네 농작물들 상태를 모두가 서로 다 알고 계신다. 누구네 들깨밭에는 거름이 부족하고, 누구네 콩밭에는 콩 순을 짚어 줘야할 시기 등 서로의 농작물에 관심을 갖으신다. 일산할머니께서는 산동할머니네 들깨밭에 거름이 부족하며 우리집 거름 있으니까 한주먹 갖다 뿌려 주라고 말씀 하신다. 올 봄에 산동할머니께서는 일산할머니께 토란씨을 주셨다. 이렇게 서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채워 가며 농사를 짓는 것이다.

 

할머니들께서는 비가 내려 아무 짓도 못 하겠다며 회관으로 모이셨다. 서울할머니께서는 고구마순이 들어 있는 바구니를 들고 오셨다. 남실할머니께서는 양배추랑 호박을 들고 들어오신다. 할매들께서는 모두 한손에 뭔가를 들고 오셨다. 산동할머니께서는 "고구마순이 연해서 맛나겠다고 하신다" 그럼 오늘 저녁은 회관에서 해 먹자고 결정을 내리셨다. 갑자기 부엌이 부산해진다. 부녀회장님께서는 양배추 삶고, 호박은 된장국 끓이셨다. 영산댁은 막 껍질이 벗겨진 고구마순 볶음이다. 멸치 서너 마리 넣고, 들기름에 집간장을 넣고 자박하게 볶는다. 맛 난 냄새가 난다고 하신다. "할매, 간 좀 봐주세요"하며 서울할머니 입에 고구마순 볶음을 넣어드렸더니 간이 딱 맞는다고 하시며, 고추 몇 개 썰어 넣으면 칼칼하니 맛나겠다고 하신다. 뚝딱 시골밥상이 차려졌다. 옹기종기 둘러 앉아 못처럼 시끌벅적한 저녁밥상을 맞이했다.

 

시골밥상 차림은 간소하다. 그렇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제철 영양분을 섭취 할 수 있어,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고구마순에는 식이섬유 함유량이 12% 정도로 섬유질의 함량이 많아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하여 변비를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고구마순에는 우유보다 많은 칼슘이 들어있으며 칼륨성분도 풍부해 골다공증에 좋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

 

△재료 : 고구마순, 고추, 집간장, 고춧가루, 마늘, 멸치, 들기름

 

① 고구마순 껍질을 벗긴다.

 

② 깨끗하게 씻어 채반에 건져 놓는다.

 

③ 팬에 고구마순, 집간장, 들기름, 멸치를 넣고 뚜껑을 닫아놓는다.

 

④ 반쯤 익으면 고추가루, 마늘을 넣고 간을 맞춰 볶는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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