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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공생'…美 갤러리, 유휴열에 주목

18일부터 LA초대전 10년만의 美 나들이

   
▲ 유휴열 作 '생·놀이(알루니늄·자동차도료, 유채, 180X300cm'
 
   
 

"작가 유휴열은 많은 이름으로 불린다. 그는 화가이자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이고 문예지의 발행인이다. 그는 춤꾼이고, 소리꾼이고, 한때 농악패이기도 했다. 혹자는 그를 '무당'으로 칭하고, '보헤미안'으로 일컬으며, '행위자'로 부른다. 그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유희적 인간)의 전형'으로 일컬어지며, 천변만개하는 재주로 인해 '연금술사'로 불리기도 한다. "

 

원광대 조은영 교수(미술사)가 말하는 '유휴열론'이다. 미국 LA에 있는 갤러리(Ann330)의 유휴열 초대전(18일부터 10월6일까지)에 부치는 글을 통해서다. "'소탈한''인간적인''가식 없는'이 그의 성품에 붙는 접두어들이다. 그의 작업에는 '전통적''민속적''토착적''무속적''원시적' 그리고 '현대적''가변적''실험적'과 같이 서로 모순적인 단어들로 점철되는 해설이 뒤따른다. 이러한 다양성이 어떻게 한 사람에게 해당될 수 있을까 얼핏 의아해지기도 한다. 마치 블랙홀처럼 유휴열은 온갖 사람, 양상, 방법론을 포용하고 흡수하다가, 이를 절묘하게 조합하여 작업을 통해 내보임으로써 주변 사람들을 놀래키고 흥겹게 하는 재주를 지니고 있다."

 

1968년 첫 개인전 이후 반세기에 걸쳐 개인전만 30차례를 가진 유휴열 화백의 미국 나들이는 2003년 뉴욕 개인전 이후 10년만이다. 이미 프랑스와 일본에서 여러 차례 전시를 가진 그는 파리체류 시기(1982-83년) 이후 뉴욕에서 거주(1984-85년)하면서 미국과 인연을 맺었고, 뉴욕 유엔대표부 갤러리 초대전으로 미국 미술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그는 문화관광부에서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주최한 유엔 갤러리의 전시작가로 선정돼 9·11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고 상처입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제의를 담은 일련의 작품들을 '추어나 푸돗던고'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가지며 공감을 샀다.

 

오랫동안 많은 실험을 통해 작업의 소재·재료·방법론이 여러 번 변천을 거쳤음에도 그 저변에 유지된 특징을 '세계일화(世界一花)'로 조 교수는 보았다. "지극히 동양적인 전통 도상을 알루미늄과 자동차도료 등 지극히 서양적인 현대 조형어법 및 물성과의 절묘한 조합을 통해 진솔하게 표현해 낸다. 동양적 우주관에 뿌리를 둔 작가는 이 과정에서 르네상스적 시각의 작가들과는 달리 세계의 중심이자 주체인양 세상을 관찰하고 분석하지 않는다. '세계일화'가 대변하듯 그는 총체적인 하나의 세상을 이루는 인자로서 삶과 예술, 동과 서의 공생의 장을 펼침으로써 두루 공감대를 형성해낸다."

 

근래 제작된 동양 전통화, 민화, 노장사상, 불교철학 소재에서부터 춤과 음악의 선율패턴까지 구상과 추상을 아우르는 이미지를 알루미늄 판과 닥종이 반죽을 접합하여 담아내고, 여기에 이탈리아산 화산재 가루(코스포미겔), 커피, 아크릴, 자동차도료 등을 활용하여 마무리한 최신작에서도 마찬가지로 조 교수는 해석했다.

 

인생과 잔연의 상생, 과거와 현재의 공존, 전통과 현대의 접목,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혼성, 동양과 서양의 물성 등에 대한 작가의 깊은 성찰들이 미국 미술계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전시회에는 20년 넘게 천착해온 '생·놀이'연작 등 2~3m 대작을 중심으로 30여 점이 출품됐다.

 

재미교포인 갤러리 안혜윤 관장은 "두 번의 한국 방문 때 유 화백의 작품을 보면서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롭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가왔다"며, 특히 알루미늄 주름판·자동차 페인트가 입체감 있게 조각처럼 느껴지면서 회화적인 작품으로 신선했다고 평했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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