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오케스트라' 창단 의미 / 지자체·기업·복지시설 한뜻 '국악수도' 자존심 세워 / 기업은 악기·국악원은 강사·어린이재단 행정 협조
신현창 전북도립국악원 원장은 아동복지시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국악 오케스트라'바람꽃 오케스트라' 창단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상황을 회고했다. 의구심을 꺾고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그간 도립국악원을 통해 메세나에 적극적 의지를 가졌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부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공장장 정준용)과 함께 지원사업을 해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본부(본부장 최영철·이하 전북어린이재단)가 합류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정부와 지자체 혹은 기업이 주로 문화적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오케스트라를 지원하는 예는 많아도, 지자체와 기업·복지시설이 함께 국악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는 것은 전국적으로 이례적인 사례. '국악의 수도, 전북'이라는 저력과 자존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주최측이 '바람꽃 오케스트라' 창단을 제안한 몇몇 보육원 중 사업 취지에 적극 공감한 전주 삼성보육원(원장 김인숙)은 보육원 내 초교 3학년 ~ 중학교 3학년 학생 28명을 선별했다. 매년 1004시간씩 3년간 재능기부를 하게 될 도립국악원 김종균 공연기획실 기획담당자를 주축으로 단원 박지중(지휘) 유현정(가야금) 이혜정(거문고) 장윤미(해금) 박인정(아쟁) 김건형(대금) 손순화(피리) 박진희(타악) 박현희(무용) 김춘숙(판소리)씨는 아이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교육까지 받을 정도로 의욕적이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삼성보육원 내 연습실을 리모델링하고 악기를 구입하도록 지원했으며, 전북어린이재단은 행정 전반에 도움을 주는 등 업무 배분을 했다.
최영철 본부장은 "독주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오케스트라를 통해 협동을 배운다는 점이 특징"이라면서 "아이들이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신현창 원장은 "나무가 무너져도 꽃이 피워내는 강인한 '바람꽃'처럼 아이들이 그렇게 성장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바람꽃 오케스트라'라고 이름을 붙였다"면서 "자원봉사로 참여해준 단원들이 고맙고, 내년부터는 이들에게 소정의 강사료를 지급할 생각"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바람꽃 오케스트라'는 앞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부터 정기 수업이 이뤄지며, 방학에는 3박4일 행복한 예술캠프도 이어진다.
창단식은 23일 오후 2시 삼성보육원 강당에서 열린다. 손우기 전주 MBC 앵커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창단식에는 김완주 도지사, 김승환 도교육감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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