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마련할 이유 없다" / 전북문협, 대꾸 않기로
김우종씨는 지난 11일 전북문협이 주최한 '전북문인 대동제'에서 '한국 수필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 는 특강에서 미당의 시 '국화옆에서'가 "일본 천황을 찬미한 것으로 국정교과서에서 삭제됐다"고 주장했으며, 참석 문인들 사이에서 "그 같은 중대한 문제를 놓고 미당 생전에 논쟁을 벌인 일이 있느냐"고 묻는 등 논리의 비약을 지적했다. 특히 전북문협은 "한국수필의 변화를 외쳐줘야 할 주제와는 크게 벗어나 미당 시인의 친일관계로 강연 시간의 대부분을 허비함으로써 대동제 분위기를 흔들어 놓았다"고 비판했다. (본보 8월13일자 14면)
이후 김씨는 정군수 전북문협 회장에게 "강의 내용이 회원 여러분 등 많은 분들을 불편하게 해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지만, 서정주에 대한 모든 찬미는 어서 중단돼야 한다"면서 "전북문협이 그(미당)를 아끼는 문인과 교수들이 동참하는 토론회를 마련하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요지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이같은 제의와 관련, 정 회장은 "회원들의 중지를 모은 결과 김씨에게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줄 하등의 이유가 없어 대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협의 한 시인은 "전북 문인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찬물을 끼얹은 행위는 우리 전북 문인들을 무시한 처사였으며, 김씨는 대동제때 기대에 찬 지역 문인들을 격려하고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기는커녕 초청 단체의 성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작고 시인의 특정 작품에 대한 친일성 폄하는 시를 시로서 보지 않고 역사적 상황 논리로 평가 절하했으며, 보편타당성이 없는 자아 집념의 비약에 함몰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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