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 체험전'서 조리 시연하는 적문 스님
길가에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서 한 불교 신도가 "향이 좋은 건 부각을 만드는 데 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각은 김이나 깻잎 등에 찹쌀풀을 발라 말려 두었다가 기름에 튀긴 요리다.
'웰빙'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맵고 짜지 않은 채식 위주의 사찰음식이 인기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29~30일 전주 전통문화관에서 여는 '2012 전주 시민과 함께하는 사찰음식 체험전'에서 적문 스님은 내공이 깃든 칼솜씨를 선보인다.
적문 스님은 "사찰음식은 고기와 젓갈, 오신채(마늘·파·달래·부추·흥거 등)를 쓰지 않는 것 외에 3가지 원칙(청정·유연·여법)을 꼭 지켜야 한다"고 했다.
"'청정'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오신채·인공조미료·색소를 쓰지 않고 계절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유연'은 수행에 도움이 되게 소화와 흡수가 좋게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죠. '여법'은 법도대로 하는 조리법입니다."
부엌일도 수행 일환이기 때문에 까다롭지 않을 수 없다. 땔감을 구하고 허드렛일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 큰스님과 신도들의 상을 준비하는 '간상', 밑반찬과 나물을 내놓는 '채공', 국을 끓이는 '갱도'를 거쳐야만 마지막에 밥을 지을 수 있다. 이때 양념은 단것, 짠것, 신것, 장류의 순서로 해야만 한다.
스님이 음식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1992년 한국전통사찰음식연구소를 창립하면서부터. 스님은 자신이 주지로 있는 평택의 수도사에 요리교실을 갖추고 사찰음식 보급에 팔을 걷어붙였다. 선재 스님 등과 함께 전국 사찰을 돌며 음식을 발굴·정리한 결과 책'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전통사찰음식'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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