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값이 돼지고기 가격보다 5배나 비싼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구제역 이후 돼지 사육두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공급량 증가로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진 반면 상추는 가뭄 뒤 폭염으로 물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날 현재 서울시 농수산물공사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추 4㎏의 도매가격은 2개월전보다 7.8배나 오른 9만8천157원을 기록했다. 하루 사이에 2만원 이상 오른 가격으로 경매에서는 한때 12만2천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도 2.6배나 오른 가격이다.
반면 돼지고기 도매가격(1등급 1㎏ 기준)은 2개월전보다 5% 하락한 4841원이었다. 작년 같은 때에 비해서는 31.7% 떨어졌다.
이를 단위 중량 100g으로 환산하면 돼지고기 가격은 484원, 상추 가격은 2453원으로 상추가 돼지고기보다 5배나 비싸진 셈이다.
불과 2개월전에는 돼지고기가 상추보다 1.6배 비쌌다.
수급의 변화에 따라 매우 드물게 상추가 돼지고기보다 비싸진 적이 있기는 했지만 이처럼 5배의 가격 차이가 난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상추값의 폭등은 가뭄에 이은 폭염으로 새싹이 발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생산물량이 많이 줄어든데다 최근 들어서는 폭우 피해와 장마로 인한 일조량 부족으로 생육조차 좋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상추 재배농가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상추의 생산량이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바람에 마냥 즐거워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상 상추는 8월말이 되면 휴가시즌 종료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올해는 초강력 태풍 볼라벤의 피해까지 겹쳐 당분간 가격상승이 지속될 전망이다.
돼지고기 값 하락은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것이다.
작년초 구제역 발생으로 급감했던 돼지 사육두수는 이후 양돈농가들이 일제히 사육두수 늘리기 경쟁에 돌입하면서 올 상반기에 이미 평년 수준에 근접한 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는 사상 최대 사육두수를 기록했던 2010년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농업관측센터는 지난 6월 현재 돼지 사육두수가 943만마리로 3월보다 6.6% 증가함에 따라 올 하반기 돼지고기 생산량이 작년보다 39% 늘어나고 2010년보다도 7%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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