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고추장' 상품화 한 은무일 前 전북대 교수
70대 중문학자가 자신이 직접 만든 발효식품 등으로 고추장을 생산한 뒤 상품화해 화제다.
2006년 8월에 전북대를 퇴임한 은무일(72·전주시 삼천동) 전 교수(중어중문학과)가 바로 그 주인공. 고급 고추장 생산으로 가정과 식당에 기쁨을 주고 싶다는 노년의 야심찬 도전이 '남원 고추장'을 탄생시켰다.
중문학자인 은 전 교수는 40여년 동안 교단에 섰다.
그런 그가 고추장 생산에 발을 내딛게 된 것은 1985년부터 남원시 대강면에서 소일거리로 직접 가꾼 매실나무 때문이다. 그는 대강면 부지(1만3200여㎡)에 500그루의 매실나무를 심은 뒤 수확물을 지인들에게 나눠주거나 술을 담그는 정도에 머물렀다. 은 전 교수는 "주말에 남원으로 내려와 홀로 나무를 가꿔 스스로 소비하는 수준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선배로부터 매실을 이용한 발효식품 만드는 방법을 듣고 직접 가공과정에 뛰어들게 된다. 하지만 일러준 방법으로 맛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매실장아찌와 매실잼의 대중화는 높은 벽이었다.
2010년 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은 전 교수에게 은인이 나타났다. 전북생물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전문가 상담에서 우석대 조문구 교수(식품생명공학과)로부터 "매실 발효식품에 장류계통을 접목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얻게 된 것이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상품화 작업이 시작됐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솔잎, 쑥, 백련 잎 등을 매실과 혼합해 발효시켰다. 그리고 순창 찹쌀고추장과 접목시켜 짠맛, 매운맛, 단맛, 쓴맛, 신맛 등 5가지의 맛이 담긴 고추장을 생산해냈다. 이게 바로 '남원 고추장'이다.
여기에 당뇨와 고혈압, 동맥경화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꾸지뽕과 돼지감자에 솔잎, 쑥, 백련잎, 순창 고추장을 활용해 'G&D(꾸지뽕과 돼지감자) 고추장'도 만들어냈다. 상품판매를 위한 제품 디자인 및 포장은 경제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 제자와 동료 교수 등의 도움으로 해결했고, 유통망은 전혀 갖추지 않고 있다. 이 상품으로 큰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우리의 음식문화를 한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맛을 선사하고 싶다. 연간 250만원 정도의 농장 관리비만 벌어도 충분하다"며 '남원 고추장'에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은 전 교수는 현재 각각 200개 가량의 '남원 고추장'과 'G&D 고추장'을 상품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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