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비가 지나가고 나니 가을이다. 아직 긴팔 옷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추워진 날씨에 기습 공격을 받은 기분. 급작스러운 날씨에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일교차 때문에 아우터를 먼저 준비해야 할 때다.
가을 아우터로 인기 있는 아이템은 주로 트렌치코트. 하지만 올해는 청재킷이 더 눈에 띈다. 90년대 유행했던 아이템이 다시 돌아온 것. 박근혜 대선후보가 젊은이들과의 만남에 청재킷을 착용할 정도로 '젊음의 상징'이기도 하다.
청재킷에 대해 얘기하려면 먼저 '청'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청재킷에서 쓰는 청(靑)은 푸른색을 의미하는 한자어. 청바지의 단어도 마찬가지다. 한자 뜻 그대로 '푸른색 재킷'이라는 의미인데 색상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 원단까지로 의미가 확대됐다.
청 제품들은 인도가 원산지인 염료식물 '인디고페라(Indigofera)'로 염색한다. 이것이 바로 일명 '인디고'색상. 다년생 콩과식물로 아카시아잎처럼 생긴 인디고페라는 청 제품 염색의 주 재료로 쓰이고 있으며 전량 수입되다가 2010년 우리나라에서 재배를 성공했다.
원래 '청'이 '인디고' 색상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청재킷의 원단은 어떤 것일까? 그 비밀은 너무나 유명한 청바지의 유래를 찾아보면 알 수 있다.
청바지를 맨 처음 만든 사람은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리바이스(Levi's)라는 유명 브랜드를 설립한 인물이다. 원래 천막 천을 판매하던 상인이었던 그는 광산으로 천막천을 팔러 갔다가 광부들의 바지가 쉽게 찢어지는 것을 보고 질긴 천막천으로 바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리바이 스트라우스의 이 바지는 불티나게 팔렸고 그 돈으로 회사까지 만들게 된 것이다. 이때 스트라우스가 사용한 원단은 진(jean).
지금은 청바지를 지칭하는 단어로 '진'을 사용하지만 사실 원단을 뜻하는 단어였다. 올이 가늘고 질긴 능직면으로 능직은 사선 방향의 이골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진은 이 직물을 수입하던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제노바(Genova, 프랑스어로 진 Genes)에서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비슷하게 데님(denim)이라는 단어도 사용하는데 이것도 원단을 뜻하는 단어. 데님을 인디고 색상으로 염색해 청재킷과 바지를 만들게 된다. 원래는 면이 아닌 양모로 짠 직물로 18세기 마르세유 항을 거쳐 지중해 동부지방의 여러 항구로 수출했다. 이후 1790년대 뉴잉글랜드 메릴랜드의 제조업자들이 양모가 아닌 순면으로 만들어져 지금의 청재킷에 이용되기 시작했다.
이제 200년의 역사를 바라보는 청은 모양도 색상도 많이 다양화 됐다. 특히 재킷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를 보인다. 몸매를 들어내던 실루엣이 유행하다가 점점 그 품이 넉넉해지기 때문인데 청재킷에 몸에 꼭 맞는 디자인 보다 일명 '보이프렌드 재킷'이라 불리는 여유로운 디자인이 핫 아이템. 1990년대를 그리는 드라마나 복고 감성의 그룹 데뷔가 늘어가면서 청재킷은 필수 요소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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