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불교인들 군산 동국사에 세운 '참사문비'. 오는 16일 제막식을 앞두고 비문이 가려져 있다. 사진제공=군산 동국사 | ||
일제강점기 일제가 자행한 야욕에 대해 참회하는 비석이 일본 불교인들에 의해 군산 동국사에 세워진다.
일본 조동종 스님들은 오는 16일 오전 10시 '동국사 창건 제104주년 다례제'에 참석해 참회법회를 갖고 '참사문비 제막식'을 가진다. 이날 제막식에서는 동국사를 창건한 일본 불교 최대종단인 조동종 종무청장의 참회사가 재정부장 진노테츠 스님 대독으로 발표되고 '참사문비' 비문이 일반에 공개된다.
'참사문'비는 조동종 승려가 회장으로 있는 '동지회(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 주관으로 건립비용은 일본에서 부담했으며, 석재는 최고급 국내산 황등석으로 익산에서 제작됐다.
비석 크기는 가로 3m 높이 2.3m로 참사문에서 발췌한 일본어 원문과 한글 번역문이 함께 음각됐다.
패망 후 68년 만에 일본인들 스스로 한국에 세우는 참회의 비석인 '참사문비'는 현재 동국사 앞뜰에 비문이 가려진 채 자리를 잡고 제막식을 기다리고 있다.
비문에는 '해외포교라는 미명 하에 일제가 자행한 야욕에 영합하여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인권 침해, 문화멸시, 일본 문화 강요, 존엄성 훼손 행위가 불교적 교의에도 어긋나며, 석가세존과 역대 조사의 이름으로 행해 왔던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행위이며 진심으로 사죄하며 참회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사 종걸 스님은 "참사문비는 20여년전 일본 조동종에서 발표한 참사문을 명문화시켜 영구적으로 남기자는 의미로 일본 조동종의 의식있는 스님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제작됐다"며 "최근 독도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지만, 불교인들이 과거를 참회하고 사죄하려는 의지가 불교를 뛰어넘어 양국 발전을 도모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조동종은 1945년 일본 패망 당시 한국에 약 160여 개의 사원과 포교소를 거느린 거대 종단이었다. 군산 동국사는 1909년 조동종 스님에 의해 창건됐으며, 광복 후 동국사로 개명했다.
보물 제1718호 '군산 동국사 소조석가여래 삼존상 및 복장유물 373점'과 국가등록 문화재 제64호 '동국사 대웅전' 등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은 시인이 출가했던 사찰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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