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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의 힘을 기억하며 녹두장군 다시 숨쉰다

이광재, '봉준이, 온다' 출간 기념 책잔치

▲ 지난 16일 오후 4시 전주 동학혁명기념관에서 열린 이광재씨의 '봉준이, 온다' 출간 기념 책 잔치. 소설가 김선경의 사회로 저자 이광재씨와 곽병창 우석대 교수, 표지·본문의 그림을 그린 박홍규씨가 책과 관련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기념사진 촬영에 함께 한 70~80년대 학생운동에 몰두했던 벗들은 이젠 진보의 울타리가 됐다. 사진 제공=이정민 사진작가
다시 전봉준이다. 전봉준에 대한 담론은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를 침탈하려는 열강으로부터 민족을 지키겠다는 기치로 민중을 내건 혁명가의 이름이자, 민중들로부터 인정받은 또 다른 이름이며, 한 시대의 이름이었다.

 

지난 15일 오후 4시 전주 한옥마을 내 동학혁명기념관에서 소설가 이광재씨가 펴낸 전봉준 평전 '봉준이, 온다' 책잔치가 열렸다. 한 때 학생운동에 몰두했던, 그러나 이제는 진보의 울타리가 돼 버린 선배들이 전봉준을 다시 불러들여 이 시대를 사는 후배들에게 아름다운 풀뿌리 연대를 주문한 자리였다.

 

책잔치 준비위원장을 맡은 한국화가 송만규씨는 "이광재는 고등학교 때부터 반항 기질이 다분한 소년이었다"고 회고했다. 오랜 시간 학생운동·사회운동에 헌신하면서 뜨거운 한 시대를 살아온 그를 지켜본 선배로서 '봉준이, 온다'는 역사적 가치와 문학적 상상력이 풍요로운, 이 시대의 교과서적인 책이라고 했다.

 

책잔치 사회를 맡은 이재규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는 "책 잔치의 부제를 '끊어진 꿈, 이어지는 꿈'이라고 한 것도 분단된 현실, 한·미 FTA 체결로 인한 절망에 빠진 민중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혁명이 좌절되고 교수대에 목이 매달려진 채 전봉준의 삶은 마감됐으나, '전봉준 시대'까지 종결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축사를 맡은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은 "전봉준 사후 118년 만에 나온 일대기'봉준이, 온다'는 조선의 사회상을 거시적으로 조망하면서도 현미경으로 보듯 꼼꼼하게 전봉준의 삶을 들여다본 책으로 많은 감화를 받게 했다"면서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켜 세웠다.

 

책잔치에 참석하지 못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골목대장 '씨화로'에서 '녹두장군'으로 교수대에 오르기가지 전봉준의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한반도에 '근대'를 가져온 힘은 '갑오정권'의 엘리트도, 제국주의 일본도 아니다. 전봉준과 함께 싸우고 죽었던 수많은 민중이 그 힘이다. 작가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전봉준을 다시 호명하는 이유도 이 힘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송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조성용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고문, 서지영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고문, 김성주 국회의원, 이광철 전 국회의원, 방용승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위원장, 이영호 동학혁명기념관 이사장, 김남규 시의원 등 200여 명도 참석해 녹두장군 전봉준의 끊어진 꿈을 다시 잇겠다는 다짐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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