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내 공간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나를 열어 두어야
사람들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를 매우 좋아한다. 약 70년을 꾸준히 사랑받는 책. 나는 특히 이 책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들인 양 느껴지기 때문에, 그리고 결국엔 나도 그들처럼 중요한 무엇인가를 깨닫길 기대해서이다. 어린왕자는 사막에 있다. 그런데 책을 몇 번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 사막은 실재하는 사막이라기보다는 사막과 비슷한 특성이 있는 장소일 뿐이라는 것을 안다. 생텍쥐페리는 사막의 특성을 통해 드러나는 '관계없음'과 거기서 오는 외로움이나 인간소외에 대해 말한다.
데이비드 리스먼이라는 사회학자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소외감을 '군중속의 고독'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아무리 사람이 많은 곳에 있다고 해서,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외롭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 진정한 관계를 맺어야 사람을 만나도 '만난'것이 된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는 분명 아니다. 오히려 나와 같은 문제를 겪지 않는 사람이 더 적을 것이다. 우울증, 왕따 문제, 은둔형 외톨이, 심지어는 자살까지. 모든 원인이 인간소외나 외로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문제들의 근본적인 부분에는 늘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얽혀있다. 인간은 모두 외롭다. 따라서 서로가 마음을 먼저 연다면, 그래서 서로에게 다가갈 수만 있다면 삶은 좀 덜 팍팍해지지 않을까.
그러기위해서는 진정한 관계에 대한 이해와 정립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관계에 대해 나만의 기준이 분명하게 세워져있다. 물론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야 내가 손해 보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보호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간관계에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 결국은 지금 사람들 속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간단히 말하면, 나는 나에게와 여러분에게 노력하자고 하는 것이다.
노력해도 부딪히는 부분, 상처받는 부분이 있다. 그래도 치열하거나 아픈 노력에서 오는 나 자신에 대한 이해, 사람에 대한 이해는 손해를 보충하고도 남음이다. 그러나 진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나의 벽을 세우지 않는 것, 즉 남이 내 공간에 들어올 수 있도록 나를 열어두는 것이 기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세운 벽에 내가 갇히는 일도, 벽에 걸려 넘어지는 타인도 없을 것이다. 내가 너를 향해, 네가 나를 향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물질로부터의 소외든지 인간으로부터의 소외든지 충분히 이 소외와 분리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알프레드 디 수작의 시는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고 말한다. 나는 여러분과 나 자신에게 말한다. "마음을 열어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