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3대 문화관을 운영할 때만 해도 안팎의 우려가 다분했다. 문화재단이 지역 문화계와 오히려 겉돈다는 인상이 강할 만큼 폐쇄적인 조직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3대 문화관 위탁 이후 문화재단이 다양한 사업으로 지역 문화단체와 협력·교류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소리문화관(운영실장 박 희)은 '일상에서 판소리가 흐르는 문화예술도시 전주 구현'을 목표로 삼았다. 소리문화관을 통해 펼쳐진 판소리 교육'얼씨구! 판소리 학당'을 비롯해 '귀명창 입문기','국악 길라잡이' , 기획전'소리 그 영원한 울림!' 등은 소리의 고장 전주의 정체성을 보여주면서 판소리 대중화에 기여한 프로그램들로 평가받고 있다.
그간 부채·완판본은 전주 시민들이 핵심 문화콘텐츠로 인식할 만한 계기가 부족했다. 부채문화관(운영실장 임승한) 완판본문화관(운영실장 한정문)이 역점을 둔 것은 전주 부채의 우수성·예술성을 알리는 사업과 조선시대 기록 문화사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완판본 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 부채문화관은 '부채 학교'나 '나도 선자장' 등과 같은 교육과 선자장 故 이기동 선생의 특별전 등을 열었다. 개관 1주년을 맞아 연 '제1회 전국 부채 예술 기획 초대 공모전'에서 문화상품 부문에 선정된 김희자의 특별전도 진행 중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완판본문화관은 한정문 운영실장이 새롭게 합류해 완판본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사업을 해오고 있다. 개관 1주년을 맞아 연 '완판본 1번지'와 같이 학술적 접근을 강화하면서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 발굴이 관건. 완판본 100개를 선별해 해설을 붙인 '완판본 백선'과 '완판본과 사람들' 발간 역시 이같은 사업의 일환이다.
하지만 후발주자에 해당되는 3대 문화관이 한옥마을 문화시설의 중심축으로 거듭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3대 문화관 예산은 각각 1억2000만원(총 3억6000만원). 인건비·경상비를 제외한 사업비는 소리문화관 400만원, 부채문화관 200만원, 완판본문화관 1000만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지자체 세수가 감소한다는 이유로 경제적 잣대를 중시 여기는 전주시의 문화정책을 감안하면 3대 문화관은 예산 부족으로 유물 구입은 커녕 수익사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규 전주시의원은 "전주시 역시 한옥마을의 상업화를 막고 전통문화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3대 문화관을 비롯한 민간위탁 문화시설을 통해 만들어나가야 한다"면서 "한국전통문화전당·국립무형유산원 개관과 맞물려 변화된 한옥마을 지형도에 맞는 민간위탁 문화시설의 운영안에 대한 고민이 나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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