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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200주년 신재효'소리 길' 재조명

고창판소리박물관 특별전, 내년 3월까지…문화예술적 면모 담긴 유품 등 160점 전시

▲ 6일 고창 판소리박물관에서 '동리 신재효 선생 탄생 200주년 특별전' 개막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 인사들이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 사진제공=고창군
신재효 선생(1812~1884)이 이룩한 문학적 업적은 '한국의 셰익스피어'라는 강한영 선생의 한 마디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고창군이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은 신재효 선생을 기념한 특별전이 6일부터 2013년 3월말까지 판소리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동리정사에서 키운 소리광대의 꿈'을 주제로 마련된 이번 특별전은 판소리계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던 신재효 선생이 남은 여생을 기거하며 지냈던 동리정사를 중심으로 집대성한 판소리 사설, 옛 동리정사의 그림과 모형, 고문서, 생활유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무지개문, 사랑채에 들어서는 장면을 연이어 그린 대형 그림, 풍류의 경관을 자아내는 정자와 연못 설치물, 판소리의 역사적 중요 자료로서 조선 순조 때 송만재가 지은 '소악부 - 관우희', 판소리와 관련해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기록인 '만화본 춘향가'가 수록된 '만화집' 등 160여 점이 그것이다.

 

고창의 향리로서 근검절약하며 꽤 많은 재산을 모았던 신재효 선생은 광대 양성과 후원에는 아끼지 않았다는 점은 판소리사에서 중요한 일이다. 또한 스스로 판소리를 연구하고 집대성하면서 자신의 집(동리정사)을 판소리의 생활문화 공동체로 제공했다. 판소리는 17세기 하한담 최선달 등이 나와 틀이 잡히고 이후 8명창 등 활동으로 공연예술 양식으로 자리잡았으나 음악적 세련미가 떨어지고 사설의 천박성 등으로 일부 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신재효 선생의 등장은 판소리가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박학한 지식과 음악을 보는 혜안 덕분에 사설의 천박성이 극복되고 음악 또한 세련되게 고쳐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당시 기층민들이 갖는 비판적인 현실인식이 보수성이 강한 유가주의에 의해 거세되었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그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판소리 자체가 소멸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특별전의 의미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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