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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문턱, 무주 태권도원 공사현장에서

세계 태권도인 성지 조성 사업 취지 맞게 끝내려면 국비증액 등 특단 조치를

▲ 전 희 재
지난 13일 무주 리조트에서 남대천 상류인 원당천을 따라 설천면 백운산아래 자리잡고 있는 태권도원 공사현장을 갔다. 구불구불한 도로 양편에 가로수들이 늦가을 마지막 단풍놀이 기회를 주려는 듯 형형색색 물들었고, 협곡 양쪽 산 노란 낙엽송 군락들은 푸른 소나무와 어울려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했다.

 

태권도원 전망대에 이르자 가끔 눈발이 희끗희끗 흩날리기도 했으며, 무주 특유의 싸늘한 초겨울 날씨가 잔뜩 몸을 움츠리게 했다. 그러나 현장 근로자 750여명은 추위를 잊은 채 공사에 한창이었다. 현재 공정률은 64%정도. 연말까지 77%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6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태권도원은 총 70만평 부지에 1차 공사로 2만1000평 규모의 경기장·공연장·연수원 등이 들어선다. 태권도가 1994년 9월 4일 제103차 파리 국제올림픽위원회(I0C) 총회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내년 9월4일 '태권도의 날'에 개관할 예정이다.

 

사실 지난 2004년 12월 30일 지자체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무주가 태권도 공원 최종 후보지로 발표됐을 때 전북도민들은 세계 181개국 7000만 태권도인들의 성지(聖地)가 될 것이라는 꿈으로 한껏 부풀었다. 공원 건립과 더불어 국기원을 비롯해 태권도관련 기관·학교 등이 모두 집결되면 명실상부한 태권도 성지가 돼 연간 방문객이 195만 명을 넘는 매머드 관광단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1차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내년 9월 개관을 위한 예산은 불투명하며 기부금과 민자로 유치하려는 2차공사는 거의 추진되지 않고 있다. 태권전과 명인관은 176억의 기부금으로 조성할 예정이지만 모금 실적이 저조하다. 2017년까지 호텔이나 레저시설·태권도 관련 제조업시설 등을 민자 유치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

 

정상적인 개관을 위해 필요한 예산 255억원이 현재 국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예산결산위원회 통과가 불확실하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공공지구에 들어설 이들 시설물을 유지 관리할 태권도진흥재단만 이전 방침이 정해져 있고, 대한태권도협회·세계태권도연맹·국기원·세계군인태권도연맹등 중요한 핵심 태권도기관 이전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간 195만 방문객들이 원활하게 접근하기 위한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 또한 불투명하다. 먼저 무주읍에서 태권도공원까지의 2차선 국도 30호선 구간을 4차선으로 조기 확장해야 하며, 새만금~포항간 고속도로건설, 중부내륙철도건설등이 태권도공원과 연계돼야 한다.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는 경주시와 대한태권도협회가 공동주최하는 경주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가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총 8억3000만원의 경비를 들여 개최된 이 대회에 43개국 293개팀 2100여 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받았다. 경주시는 2011년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이어 금년에 대회를 개최했는데 대한태권도협회와 3년 연속 개최 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회의 주요목표는 내년 무주 태권도공원 개장에 따른 세계 태권도인들의 경주 탐방 연계와 대회를 영구적으로 유치해 새로운 태권도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는 목표이나 사실상 경주를 태권도 세계적인 메카로 이루고자하는 숨은 뜻인 듯하다.

 

세계 7000만 태권도인의 성지로 개발하겠다는 무주 태권도원의 당초 취지는 서서히 퇴색돼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당초 설립취지에 맞게 우리나라내에서 통일된 인식과 지원이 따라야 한다. 필요하다면 총 투자비를 재조정해 국비지원을 증액하고 태권도 관계기관의 이전, 숙박·도로 등 인프라구축을 위한 특단의 조치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 구현을 위한 의사결정 메커니즘에 전북인들의 더 많은 참여 노력이 시급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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