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13 11:42 (금)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문화마주보기
일반기사

현대미술 가늠할 수 있는 전시

▲ 김선태

 

예원예술대교수·화갇미술평론가

미술은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준다. 우리 주변에도 쉽게 볼 수 있는 건물과 간판, 실내장식까지 순수미술과 응용미술의 요소가 여러 가지 형태로 우리 주변을 아름답게 꾸며 준다. 이제 미술은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우리들의 정서를 순화시켜 삶을 좀 더 윤택하게 해준다.

 

이처럼 생활과 밀접한 미술은 거부감이 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회화 또한 미술관에서 마주치는 사실적인 경향의 작품은 전문가의 도움과 설명을 곁들이지 않아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된 현대미술 작품 앞에 서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난감해하면서도 나름대로 현대미술 감상에 대한 어색함을 감추며 이해하려한다.

 

현대미술이 난해하고 어렵다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현대미술 이전에는 그림에 무엇을 표현할 것인지 내용과 이야기가 담겨 있어 읽혀지는 그림이었다면, 현대미술은 내용 보다는 형식이 우선시 되어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즉 기법과 방법적인 문제가 고려되어 그림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시각이 우선 시 되기 때문이다. 창작이라는 개념이 전위성으로 직결되어 새로운 것에 대한 집착이 가져온 결과이다. 그래서 대중들이 그림을 감상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오늘날 작가들은 더욱 더 새로운 기법과 방법을 펼쳐 보여 주기 위해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미증유의 새로운 기법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해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이전의 화풍이 새롭게 변형되고 첨삭되면서 현대미술은 조금씩 진화되어왔다.

 

이번 기회에 현대미술에 대하여 포괄적으로 감상하고 이해하고 싶다면 현재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미술거장전'을 추천해주고 싶다.

 

마치 패키지 상품을 보듯이 현대미술 작품을 각 시대와 장르 및 작가별로 선보임으로써, 다양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어렵게만 보아왔던 현대미술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현대미술에 대한 진화 과정을 마음껏 즐기며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단지 샤갈의 오리지널 작품 한 점만이라도 전시가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대부분의 판화가 대작인데다 피카소의 미공개작인 '누드와 앉아 있는 남자'가 전시의 비중을 떠받쳐주고 있다. 또한 우리가 한층 더 가벼운 마음으로 현대미술에 다가갈 수 있도록 기초적인 설명과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미술을 친근하게 가늠할 수 있는 교과서적인 전시이다.

 

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의 차이점은 독특함이다. 현대미술은 바로 독특함을 담아내기 위해 조형적 실험의 연속이었다. 이번 작품전을 감상하면서 얻을 수 있는 큰 재미는 작품마다의 특징과 독특함을 발견해 내는 것이다. 꼭 이해하려고만 든다면 감상하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으니, 아 저렇게도 표현하고 그릴 수 있구나 부수적으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기는 하지만 자기만의 생각 속에서 그려내고 찾아가는 상호소통의 즐거움과 여러 가능성을 유추해 가며 스스로 자신 안의 안목과 창조성을 깨우쳐 가는 재미를 느낀다면 어느덧 현대미술은 우리 가까이 다가 와 있을 것이다.

 

요즘과 같이 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빠르게 격변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성과 모호함, 정체성의 부재들 이러한 시대상황이 현대미술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